‘미친 전셋값’…매매가의 90%까지 육박
‘미친 전셋값’…매매가의 90%까지 육박
  • 왕영관 기자
  • 승인 2014.11.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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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 대비 지역별 평균 전세가 /자료제공=부동산써브 © News1

“전세가율이 70%대를 넘어섰다고요? 이는 통계 수치에 불과할 뿐 현장에서는 90%대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전주지역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 전문가는 “국토부의 전·월세 실거래가 현황은 실제 거래가와 맞지 않다”며 “지역 부동산시장은 전세금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아파트가 출현하면서 전세 보증금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강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정부 및 부동산전문 기관에서 내놓는 전·월세 동향이 현실과 맞지 않아 소비자들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민은행이 발표한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 동향을 보면,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69.6%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부동산가격동향을 비롯한 주택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68.5%), 강원(73.2%), 전북(75.3%), 충남(74.8 %)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주지역 부동산시장은 전세가율이 90%대를 기록하며 이른바 ‘깡통 전세’에 대한 비상사태가 발생한 지 오래다.

실제 인터넷 부동산거래 사이트에 전세물건으로 나온 중화산동 현대에코르(전용면적 102㎡)의 전세가는 2억6,000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9,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89.65%를 나타내고 있다.

또 효자동 아르팰리스 휴먼시아 8단지(전용면적 85㎡)의 전세가는 2억5,000만원으로, 매매가(2억9,000만원) 대비 86.20%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작을 경우 세입자로서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리스크가 생긴다. 더구나 집주인이 대출을 끌어와 무리하게 구입한 집이라면 이 위험은 더 커진다.

이러한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추고도 보증금을 떼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아파트들도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다.

완산구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엘드수목토 1차(85㎡)의 전세가는 2억1,000만원 중화산동1가 신일(85㎡) 1억2,000만원 등 완산구에서 강세를 보이는 전세물건 대부분이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거의 없다”면서 “이런 조건에서도 전세 계약은 이뤄진다. 그 이유는 지역 내 아파트 시세가 보합 또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매매수요보다 전세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내년에도 ‘깡통전세’는 급속히 확산될 조짐”이라고 전망했다.

 왕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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