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무리, ‘종신여시(終愼如始)’에 길이 있다
한 해의 마무리, ‘종신여시(終愼如始)’에 길이 있다
  • 고양수
  • 승인 2014.11.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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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2014년 마지막 달이다. 넘겨야 할 달력보다 넘어간 달력이 몇 곱절은 많은 시점에서 새해 아침 무엇을 다짐했는지 떠올려본다. 저마다 목표를 정하고 올해는 꼭 실천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출발하였을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청마(靑馬)의 해로 그 어느 때보다 진취적이고, 기운찬 한 해를 보내리라 다짐하였으리라…….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과연 우리 사회는 어땠는가 돌아보자.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되돌아보며, 우리 사회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마무리하며 내년을 준비해보자.

 먼저, 올해 최고의 화두는 단연 ‘안전’이다. 올 4월, 봄기운이 만연하던 그때, 수학여행 길에 오른 학생과 일반인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해프닝 정도로만 보도되던 상황이 급반전되며 연일 사망자 발견소식이 이어지더니, 사고의 여파는 계절이 바뀌면서도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충격으로 인한 안전에 대한 경각심 고취가 무색하게 판교 공연장 환풍구 붕괴 사고, 담양 팬션 화재 사고 등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안전불감증이란 위험을 잘 느끼지 못하는 증세로, 안전한 상황이 되지 못하는 데 안전한 상황이라 착각하는 일종의 판단장애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도 노량진 상수도관 부설작업 중 한강물 유입으로 인한 수몰사고와 여수산단 내 화학공장 대형폭발사고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는 모두 부실한 안전관리, 미흡한 안전의식이 원인으로 지적되었고, 일각에서는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사고가 있을 때마다 이번 기회에 ‘안전불감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고 하지만, 올 한해를 돌아보면 모두 빈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이다.

 또 다른 화두는 ‘비정상의 정상화’이다. 올해 초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비정상적인 관행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정상화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부정부패, 부조리, 불법, 편법 등의 ‘비정상’을 바로 잡아 법과 원칙이 바로 서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가와 사회를 만들어 사회적 자본이 축적된 ‘정상’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비정상의 정상화 일환으로 제정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말기유통법)을 둘러싼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폰6 대란을 필두로 일부 대리점 및 인터넷을 통해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은 휴대폰 불법보조금 지급근절을 위해 마련된 정상화 방안이다. 그러나 비정상이 또 다른 비정상을 낳고 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불연 듯 ‘시근종태(始勤終怠) 인지상정(人之常精) 종신여시(終愼如始)’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 말은 조선조 세조부터 성종까지 3차례에 걸쳐 영의정을 지낸 한명회가 세상과 이별하면서 마지막으로 성종에게 남겼다고 전해지는데, ‘처음엔 부지런하고 나중에는 태만한 것이 사람이니, 마지막까지 처음과 같이하라.’는 뜻이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안전사고도 올바른 사회로 나가자는 비정상의 정상화도 처음의 다짐과 달리, 태만해지기 십상이다. 그럴 때일수록 ‘종신여시(終愼如始)’를 되새기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라북도 도민의 82%에 건강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는 K-water 또한 ‘물로 더 행복한 전북’을 만들고자 숨가쁘게 달려와 나름 성과도 많은 한해였다. 연초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으로 전직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동절기와 연말연시 등 취약시기 안전점검에 최선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이처럼 사회구성원 각자가 자신, 가정, 자신이 몸담은 집단, 나아가 우리 사회가 처음과 같은 자세로 초심을 지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내년에는 더욱 알찬 계획으로 더 많은 결실을 얻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고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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