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과 서울역의 차이
용산역과 서울역의 차이
  • 김윤덕
  • 승인 2014.11.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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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도민의 입장을 대변하며 지역발전을 강조해온 전북도민일보가 창간 26주년을 맞이했다. 진심으로 축하하며,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역언론의 역할에 대해 특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올해 필자는 전북도민일보와 함께 수차례에 걸쳐 박근혜 정부의 지역 불균형 인사정책에 대해 분석하고 보도한 바 있다.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나름대로 의미있는 공동작업이었다고 자부한다.

 박근혜 정부의 ‘지역 불균형’ 문제는 인사정책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제기했던 ‘용산역-서울역의 인천공항철도 연결철도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역 이용객은 인천국제공항까지 연결된 공항철도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용산역 이용객은 전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서울역이 종착역인 경부선 승객들은 서울역에서 바로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고, 심지어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을 통해 출국수속까지 편하게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용산역을 이용하는 호남선-전라선 승객들은 어떠한가? 용산역에는 서울역처럼 도심공항터미널도 없고, 인천공항역까지 바로 가는 지하철도 없다. 서울역을 이용하는 승객처럼 가벼운 몸과 시간적 여유로움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필자가 정부의 인천공항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해 문제 제기한 것은, 첫째, 정부에서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국토부는 2010년 서울역과 인천공항역을 연결하는 노선의 개통과 함께 공항철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 중 하나가 용산역에서도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선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는 2010년 11월 10일 ‘공항철도 연계시설 확충사업 기본계획’을 통해 구체화하였다.

  그러나 1년 뒤인 2011년 12월, 돌연 차량운행계획을 변경하고, 용산역과 인천공항철도를 연계하겠다는 계획도 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용산역과 인천공항을 연결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은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지역균형발전에 대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용산역을 이용하는 승객에게는 인천공항까지 편히 갈 수 있는 편의성을 박탈하고, 결과적으로는 서울역과 용산역을 이용하는 사람들간의 지역차별 문제로까지 비약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서울역 이용객과 용산역 이용객 사이에 형평성 문제를 조율해야 한다.

 필자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중단되었던 용산역과 인천공항철도의 연결사업을 재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고, 일정 정도 정부의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 국토부가 필자에게 별도로 보고한 재추진 계획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수요조사 및 기술적 검토 용역을 시행하고, 2015년 신호시스템 설치사업을 개시해 2016년도에는 개통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입장을 바꿔 재추진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특히 호남고속철도 노선이 내년 3월이면 완공되는 만큼, 국토부는 이에 대한 영향을 감안하여 개통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가정책은 국가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정부가 직접 계획을 세워 달성하고자 하는 일이다. 결국, 정책이란 인력과 예산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인력과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아무리 내실 있는 정책이라도 실현될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염두에 둔다면, 사람과 돈의 흐름이 특정한 곳으로만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파악한 바로는 박근혜 정부의 인력과 예산은 편중되어 있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한곳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인력과 예산에 대한 지역불균형 정책은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 인천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용산역과 서울역 승객 간의 형평성 문제도 당연히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이번 용산역과 인천공항철도 연결사업의 재추진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작은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김윤덕<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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