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일본수출 1위 견인, (주)농산
파프리카 일본수출 1위 견인, (주)농산
  • 이보원 기자
  • 승인 2014.11.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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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선별 라인

8,700만달러. 1억달러 가까운 수출실적을 올리며 국내 신선농산물 수출 품목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파프리카의 지난해 수출실적이다.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한·중 FTA체결에 따라 우리 경제가 무한경쟁 시대를 맞았다.

총성없는 전쟁속에서 파프리카가 우리나라 농업분야 수출 효자 품목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수출 가능성과 일본 시장을 꿰뚫어 본 한 기업인의 통찰력과 치밀한 수출전략, 그리고 집념의 열정이 모티브가 됐다.

파프리카 재배온실 외부 전경

  파프리카로 첫 해외시장 도전

 그 주인공은 바로 농업회사법인 (주)농산의 조기심 대표(김제시 순동).

“의류 사업차 일본을 갔을때죠. 파프리카가 일본에선 인기인데 수입량의 60%를 네덜란드산 파프리카가 독차지하고 있는 거에요. 네덜란드 보다 가까운 지리적 여건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확신했습니다.”

그때가 1994년.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조대표가 의류사업을 접고 파프리카 사업에 뛰어들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계기다.

“당시 유리온실 농가들은 오이 토마토를 주로 재배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워낙 좁아 오이 토마토 해봤자 국내시장만 붕괴될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파프리카로 일본시장을 개척하자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겁니다.”

하지만 수출 현실은 생각처럼 녹녹치 않았다.

1996년 국내의 한 수출전문 업체를 통해 일본에 전량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수출업체로부터 파프리카가 제대로 등급을 받지 못하면서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과감하게 수출중개업체와의 거래를 청산하고 일본과의 직거래를 하기로 마음먹고 당시 거래업체인 이토츠 상사의 사장에게 제안했으나 보기좋게 딱지를 맞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이후 새로운 바이어를 직접 찾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토츠 상사를 통해 농산의 파프리카를 공급받던 돌재팬(Dole Japan)측에서 연락이 왔다. (주)농산의 파프리카를 계속 공급해 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이었다.

돌재팬은 일본에서 직접 수출입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토츠 상사와 직거래로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일방적으로 자기 이익에만 집착하면 그 거래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공급이 달려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았어요. 항상 적정한 가격만을 요구했죠. 바이어와의 상생을 원칙으로 거래한 거죠. 서로간에 쌓인 두터운 신뢰는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확인한 셈이죠.”

파프리카는 1995년 수출용으로 재배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네덜란드 넘어 일본 수출 1위 점령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돌재팬’과 지속적인 상호 신뢰관계를 맺어 일본 시장을 넓히는데 성공했다. 2001년부터는 네덜란드를 넘어 대일본 파프리카 수출 1위를 달성했다.

일본 수출이 성장세를 보이자 김제 일원에서 시작된 참여 농가가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99년에 설립된 (주)농산은 현재 전국 18개 영농조합법인, 80개 농가가 참여해 한해 6천톤의 파프리카를 생산한다. 이중 절반인 3천톤을 일본 등 해외에 수출해 한해 1천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다.

안전성과 품질을 가장 중요시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철저한 품질관리 덕분이다.(주)농산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컴퓨터로 전 농가의 상품 품질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품질을 관리하는 재배 매니저가 ERP 시스템으로 모든 농가의 영농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농약, 양액, 안전성에 관한 모든 결정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천적을 활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농약 사용을 최소화했다.세심한 관리에는 높은 비용이 수반되지만 품질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천적 활용을 의무화해 안전한 최상 품질의 파프리카를 생산한다.

   aT지원 수출의 자양분

(주)농산이 파프리카 수출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컨설팅과 수출 물류비 지원등이 자양분이 됐다.

 2006년에 원예전문생산단지로 지정받은 이후로 매년 평가 결과 2013년까지 8년 연속 최우수 단지로 선정됐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aT로부터 수출물류비 10%에 대한 인센티브가 지원됐다. 해외전문가초청컨설팅 지원으로 해외 파프리카 전문가를 국내에 초청해 재배기술 등을 전수 받았다.

 2009년부터 2014년 현재 파프리카 수출 선도 조직으로써 기반조성 인센티브와 수출활성화 인센티브가 지원된다. 2011년부터 수출 농산물의 안전한 농약사용을 위해 실시하는 잔류농약검사의 총검사비 80%를 지원받는 등 농산은 그동안 aT의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며 우수한 품질의 파프리카 수출을 선도한다.
 

▲ 농협하나로클럽에서 판매되는 파프리카
 수출시장 다변화가 과제

(주)농산은 한국산 파프리카가 더 많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부단히 뛰고 있다. 지속되는 일본의 엔저현상에 따른 일본 수출 채산성 악화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일본 이외의 또다른 수출시장 개척이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질과 부합되지 않거나 장거리 운송에 따른 신선도 유지, 높은 유통 비용 등의 난제가 산적해 해외 시장 확대는 산넘어 산이다.

 aT전북지사 김진곤 지사장은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운송 기술에 대한 연구, 수출 대상국에 부합되는 신품종 개발 및 다양한 전략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농산 조기심 대표이사
 <인터뷰>조기심 대표
 틈새시장 개척 다양한 수출지원책 절실

 “김제 파프리카는 대한민국 파프리카의 원조입니다.우리나라 파프리카는 일본 시장 점유율 17%로 당당히 1위에 올랐습니다. 또 국내에 2천~3천억 원의 엄청난 파프리카 시장을 만들어 놨습니다.그런 부분, 그 중요성을 제대로 못느끼는 것 같아요.”

파프리카가 낯설던 20여년전 유리온실을 짓고 선도적으로 파프리카 수출에 나서 오늘날 대한민국 파프리카 산업의 터전을 다져온 (주)농산의 조기심 대표.

 “한중FTA 체결에 따라 이제 우리 농산물도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물류비로 제한된 수출지원책을 다양화해 해외시장 개척이 안정 될때까지 지원해야 합니다.”

 그는 “송하진 도지사 취임이후 수출 물류비 지원금을 많이 올려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환율이 1,500원 대에서 940원대로 큰폭 떨어져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엔저 속에서도 일본 수출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개척한 일본시장을 지켜내고 또 내수시장 안정을 위한 것”이라며 “아직은 미약하지만 러시아와 홍콩 호주 대만등 틈새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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