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광장 / 미래와 회사의 경쟁력차원에서의 인사가 이루어지길
경제광장 / 미래와 회사의 경쟁력차원에서의 인사가 이루어지길
  • 이병화
  • 승인 2014.11.11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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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이다. 11월부터 연말행사 일정을 잡아가면서 연말분위기가 시작되면 젊은 이들은 부푼 가슴으로 거리에 쏟아져 나오지만 회사나 부서를 책임맡은 이들은 실적에 가슴이 초초해지기 시작한다. 꾸준하게 추진했던 일들이 금년 중에 열매 맺기를 바라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을 것이다.

  여름에 땀 흘리며 씨를 뿌렸지만 그 씨가 열매를 맺어 수확의 기쁨을 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수확의 계절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땅에 씨를 뿌리고 김을 매면서 농작물을 가꾼 농부들은 수확의 대상이 있으니 그런대로 안심할 수 있다. 그런데 자급자족 차원을 넘어서 소득의 자원이 되었으니 이제는 가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래저래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도 있고, 수확의 계절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정말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세상은 없고, 모든 사람이 기뻐할 일들도 찾기가 힘들다. 세상만사는 상대적임을 확인하게 된다. 금융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말연시가 되면 실적평가가 성과급 지급과 인사로 나타난다. 그래서 최고 경영자 중에는 연말연시를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일들은 당연시되는 반면, 궂은 일들의 경우에는 불만과 불평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주요 일간지를 비롯한 언론매체에서도 인사와 관련된 하마평을 자주 보도하는 것도 사람들의 관심에 따른 것이고, 사람들도 인사에 따라 희비가 갈리기 때문이다. 특별히 최고 경영진으로 선임된 경우에는 그로 인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잘못 처리했다가는 자신의 자리가 불안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실적보다 인사에 말이 많은 것은 실적의 경우는 구체적으로 숫자로 표시될 수 있기 때문이고, 일순간에 한 두 가지의 일로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나, 인사의 경우는 한두 사람만 확실하게 잡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이 온통 힘센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생각될 때가 있고, 승진한 사람들은 모두가 힘센 사람의 힘을 빌린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인사에서 잡음이나 불평불만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첫째 자격요건과 절차가 구체적으로 명시되고 그렇게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한 자격요건이나 절차가 수시로 바뀌어서도 안된다. 규정화되고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고위직일수록 대내외적으로 공개모집하여야 한다. 여태껏의 인사가 그간의 수고와 노력 및 과거의 기여에 대한 보상적 측면에서 운영되었다면 이제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기에 적합한 지, 그리고 그에 대한 요건을 구비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간의 수고와 노력 및 기여에 대한 보상은 금전적인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영업을 잘 했다고 해서 내부관리를 잘 할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결국 과거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의 인사는 그 조직을 퇴보시키거나 현상 유지에 급급하게 할 따름이다. 인사의 관점을 과거에 대한 보상에서 미래의 회사의 경쟁력제고 차원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점에서 내부출신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경쟁은 대내외가 구분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셋째 퇴출인사도 상시화되고 제도화되어야 하며, 패자부활인사도 있어야 한다. 과장의 직분을 잘 했다고 하여 부장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는 보장도 없고, 관리직에서 능력이 있다고 하여 영업직에서도 잘 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입사당시의 출신학교만을 내세우거나 한번 부장이면 영원한 부장일 경우 더 이상 노력하지 아니하고 무사안일주의로 흐르기 쉽다. 정보의 양과 질은 수시로 변하는데 이를 제대로 업데이트 하지 아니하면 그 사람의 수준이나 그에 따른 회사의 수준도 고리타분한 상태가 될 것이다. 구성원이 고리타분해 짐에 따라 회사 자체도 고리타분해져 결국 경쟁에서 밀리고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사람도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썩게 된다.

  그러므로 연령정년제와 함께 계급정년제도 일반화하여 고연령 고임금의 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근속연수나 직위에 따라 보수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자리와 실적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한두번의 실수로 저성과자나 무능력자로 판명되었거나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하여 부적응자로 분류되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자리에서 나름대로 실력을 발휘하거나 실적을 남기는 경우에는 과거의 주홍글씨를 지워주는 장치가 마련되어 자포자기하는 구성원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람이 자원이고 자원은 최대한 활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인사 청탁을 무조건 거부하거나 터부시할 일이 아니라 적합한 사람의 추천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한다. 바람직한 인사는 경영진 개인을 위한 것이나 과거의 인사가 아니라 회사를 위한 인사여야 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한 인사이다.

 한국채무자회생법학회 고문 이병화(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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