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세계화, 영어명부터 바로잡자](完) 한식, 명품브랜드로 만들자
[한식의 세계화, 영어명부터 바로잡자](完) 한식, 명품브랜드로 만들자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11.04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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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全州)는 대한민국 대표 맛도시다. 공적이든, 여행이든 전주를 찾은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체험(?)을 내심 기대하며 방문한다. 실제로 이들은 전주맛을 체험한 후 만족스러워 한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맛의 향연을 전주에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맛투어 차 전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국인만이 아니다. 외국인들도 맛투어 행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관광 가이드에는 ‘전주 맛투어’가 있다. 하지만, 전주를 방문한 이들은 정작 무엇을 먹어야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 감각을 잃기 십상이다. 설령 찾아갔다고 해도 음식을 알고 주문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최고 맛도시 전주임에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도, 설득시키지도 못하고 있음이 작금의 현실이다.

 결국,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무형유산인 ‘한식(韓食)’을 세계인들이 쉽게 이해하고 주문할 수 있는 음식관광콘텐츠로의 개발이 절실하다.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해 해결해야 할 현안과제이기도 하다. 그 시작이 바로 한식 영어명의 올바른 정립이다. 세계인 누구나 차림표를 보고 주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맛투어 최접점인 음식업소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이다.

 음식업소 참여 최우선 과제

 맛투어정책의 가장 중요한 관점은 ‘수요자관점’이다. 한식 세계화를 공급자 관점에서 탈피하지 못한 채 성공을 장담한다면 이는 허풍에 불과하다. 성공할 수 없다. 시작부터 끝까지 수요자 관점에서 준비하고 배려해야 한다. 아무리 귀한 자산을, 아무리 비싼 자원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구매하는 수요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명품브랜드가 되지 못한다. 전주 음식, 즉 한식은 현재 공급자 관점에서 탈피하지 못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화된 마케팅전략이 요구된다.

 글로벌 마케팅의 출발은 ‘명칭’으로 시작해 ‘서비스’로 끝난다. 고유명사인 명칭은 시대적·역사적·문화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세계인 모두가 명칭만으로 그 특성을 이해하기란 구조적으로 어렵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수요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전주음식도, 한식도 과학적·통계적으로 분석해 경영 및 판매전략을 수립하는 게 세계화의 기본이다.

 전주음식도, 한식도 허기진 배를 채우는 한 끼의 식사로만 가치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이젠 글로벌상품으로, 나아가 전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명품브랜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새로운 가치창출에 지혜를 모으고 행동해야 한다. 시작은 행정이 앞장서야 한다. 한방향 추진력을 내기엔 행정이 가장 적합하다. 그러나 지역주민과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수반되지 않고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생명 또한 단명하기 일쑤다.

 한식을 지속가능한 전주만의 명품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전주시의 한방향 추진력을 시작으로 하지만 주민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후엔 민간조직으로 자율경영이 이뤄질 때 지속가능한 명품브랜드로 전주음식이, 한식이 착근할 수 있게 된다.

 차림표부터 바로 만들자

 실천적 방법은 무엇일까. 수요자와 공급자의 첫 접점은 차림표다. 조리전문가가 아닌 이상 눈으로 재료와 조리법 등을 확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차림표에 영어명으로 ‘발음명’과 ‘원제명’을 함께 적는다면 세계인들은 쉽게 취향에 맞춰 한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본보는 그간 10여 차례에 걸쳐 한식을 종류별로 구별해 재료와 조리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한식 영어명’(발음명, 원제명)을 재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주시와 요식업협회가 공동으로 차림표를 제작해 보급하는 방안이 가장 실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음식업소마다 조리음식이 다르다는 제약이 있다. 이 또한 ‘문제은행식’으로 한식 영어명을 전주시에서 종합 정리한 후 업소마다 취급품목을 선택해 차림표를 제작한다면 쉽게 해결 가능하다. 한식과 음식업소의 품격을 높이는 한 방법으로 ‘차림표 디자인’을 다양하게 도안해 업소가 차림표 디자인과 음식명을 신청받은 후 일괄 제작해 보급하는 방법도 생각해봄직 하다.

한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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