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는 정년이 없다
농촌에는 정년이 없다
  • 김창수
  • 승인 2014.11.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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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아 똑바른 방향으로 쳐야지”싸우듯 훈수를 뒤고 “아이고 옆으로 삐졌네” 뜻대로 되지 않을땐 아쉬움과 탄성이 쏟아진다.

지난달 한평생 농사꾼으로 지금의 농촌을 일군 어르신들에게 휴식과 친목을 도모하고 사회 참여 동기를 확대하기 위하여 농협에서 개최한 게이트볼 대회에서 나온 광경이다.

멋진 타격에 서로 파이팅을 외치고 승부에 몰두하는 모습은 젊은이 못지않는 승부욕과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시골 농사꾼으로 어둡고 찌든 얼굴의 모습이 아니었다. 당당하게 여가를 즐기고 자신감과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고령 농업인들 스스로 인생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해방 전후 노인 세대는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근대화 과정의 고도 성장을 이룬 역사의 주역 이었다. 하지만 은퇴시점의 도시와 농촌의 노인들의 삶이 극명하게 나눠지는 듯 하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일부 도시 노인들은 단순 일용직이나 폐지를 주어 하루하루 생계를 때우고 공원을 전전하며 독거노인으로 쓸쓸히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보인다.

농촌지역의 노인들은 UR협상과 FTA체결등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농업을 희생하는 정책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러한 역풍을 뚝심으로 이겨내고 농업이 미래 희망을 가질수 있는 기틀을 마련 하였다.

지금 농촌은 고령 농업인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사계절 맑은 공기와 마시고 신선한 제철 음식을 먹으면서 돈도 벌고 건강도 챙기고 필요한 만큼의 농사를 경작하면서 노인들의 공동체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의 농업6차산업화는 농촌의 부존자원을 활용한 농촌 상품화와 고령농에게 문화적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처럼 마을회관이나 정자에서 삼삼오오 모여 무료하게 시간을 때우는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필자는 몇해전 일본의 큐슈지역을 방문했을때 무라노부랑코씨 노부부의 농가에 민박을 하면서 주인 노인의 말과 모습을 매우 부러워 했다.

노인은 나는 돈을 벌기위해 일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 하고 있다며 웃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노부부는 한사람의 손님을 위해 왕복 3시간의 거리에서 직접 낚시를 해서 손님을 대접하는일이 정말 좋아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농촌에서도 노인들이 자식과 팜스테이를 운영하면서 어린이들의 농촌체험을 도와주고 손님들과 마을의 유래와 지난 경험을 들려주며 가족과 동거 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동김제농협과 봉동의 새참수레는 지역 전통음식과 특산물을 재료로 어르신들의 정성과 손맛을 거쳐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농가레스토랑으로 건강밥상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마다 된장과 고추장, 짱아치등 전통식품으로 마을기업을 창업하여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컬푸드직매장은 50여평의 농사만 지어 내다 팔아도 매월 1~2백만의 소득을 올려 농사짓는 즐거움과 경제적인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완주군 인덕마을의 노인들은 직매장에 농산물을 출하하면서 스스로 일하고 몸도 더 많이 움직여 자연스럽게 병원에도 안가게 되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것 같다며 이구동성으로 애기하고 있다. 현금이 들어오는 재미에 새벽부터 나와 신선한 채소를 수확해서 매장에 납품을 하며 일하면서 건강과 행복을 찾는 생산적 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령 농업인들은 농한기와 여가시간에는 지자체와 농협에서 지원하는 컴퓨터와 악기배우기, 승마, 게이트볼등 도시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취미와 건강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제 농촌을 떠나려는 고령 농업인은 없다. 베이버부머 세대들이 은퇴와 함께 농촌으로 돌아오고 있다. 농촌에서 경제적 안정과 문화적 혜택을 누리면서 농촌의 청년으로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농촌의 고령 농업인들은 정년이 없다.

 김창수 <농협은행전북금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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