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억대 핵심기술 유출 연구원 검거
천억대 핵심기술 유출 연구원 검거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4.10.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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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개발 진공채혈관 기술 빼돌려

도내 한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이 유출됐다. 기술 유출로 추산되는 피해 금액만 120억대다. 여기에, 손해를 입은 김제의 A 업체 대표는 이번 일로 1천억대의 피해액을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에 근무한 김모(40)씨 등 2명이 빼돌린 기술은 혈액을 검사용도와 용량에 맞게 채혈, 운반하는 일회용 의료기기, 제작기계로 밝혀졌다. 3년간 연매출 60억원을 자랑하며 국내에 단 3곳밖에 없는 유일한 기술력을 보유한 김제의 A 업체.

기술을 빼돌린 김씨는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연구개발부 차장으로 공범 박모(46)씨는 해외영업부 차장으로 1년간 근무했다. 이들은 “투자가치가 있다”라는 생각과 여기에 좋은 아이템에 이 시장의 발전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번 범죄를 공모했다. 순차적으로 퇴사하며 이 업체의 진공채혈관 제작기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핵심기술, 설계도면 등을 자료를 몰래 빼돌렸다.

김씨는 진공 채혈 제작기계 제작·캐드설계를 담당하는 등 연구원으로 일해 기계 설계도면을 빼돌리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먼저, 이들은 기술을 빼돌려 A 업체의 거래처들을 접촉해 10~12억 상당의 진공채혈관 제작기계를 1/3 가격으로 납품하려고 했다. 자기자본이 없는 상태로 부품가격이 필요했고 그래서 절반 가격도 안 되는 금액으로 업체들에 접근했다. 케냐와 사우디 등의 10여 개 국내·외 업체를 상대로 이런 일들을 저지르고 다녔다. 

이들은 올해 4월까지 이 같은 범죄를 벌이고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 경제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중소기업이 두 중년남성에 손에 놀아난 셈이다. 실제, A 업체 대표 김모(55)씨는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기술 보안을 유지해 이들을 믿고 있었다”며 “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도 못했다. 이번 일로 국내외 거래처가 6곳밖에 남지 않는다. 특히, 의심이 들고 있는 다른나라에서 조차 동일한 기계를 개발한 것으로 여겨져 피해액이 1천여억 원을 넘어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외사계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근활동 중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을 검거했다. 그리고 김씨와 박씨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결국, 이들 모두는 구속됐다.

외사계 국제범죄수사대 김근필 대장은 “산업기술유출 사건은 피해회사의 대외적 이미지 때문에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 신속한 증거확보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빠른 신고가 필요하다. 앞으로 산업기술 보호 및 수사활동을 강화해 국부 유출 방지는 물론 건전한 기업성장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경찰은 지난 6개월간 3건의 산업기술유출 범죄를 적발해 9명을 검거했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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