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수입차…사고 수리비 ‘폭탄’
늘어나는 수입차…사고 수리비 ‘폭탄’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4.10.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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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구조대가 외제차량에 난 불을 진화하고 있다. News1

전주에 사는 A(36)씨는 올해 여름 운전 중 교통사고를 냈다. 상대편 차량은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독일 차량으로 차체 일부가 찌그러졌다.

A씨는 보험 처리를 하면 된다는 생각에 피해 운전자와 합의를 했고 한 달 여 동안 대차 보험료만 1천만 원이 넘는 금액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B(42 여)씨 역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후진하면서 수입 SUV 차량을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피해 차량 운전자는 수리를 맡기고 일주일간 다른 차량으로 렌트를 했고 B씨는 보험으로 하루 26만 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했다. 200만 원이 넘는 수리비는 별도였다.

최근 도내에서 수입차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사고 발생시 엄청난 처리비용이 지불되고 있다.

자동차전문 리서치 전문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대표 김진국)가 지난 7월 조사한 대규모 자동차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는 2002년 판매점유율 1%를 돌파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2010년을 제외하곤 매년 급성장해 왔다.

올해는 점유율 14%를 넘어서고 20만대 내외의 판매량이 예상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주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주시에 등록된 승용차는 2만 2천301대며 이중 수입차는 43%에 상당하는 9천545대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예 리스’라는 제도의 초기 부담이 적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차량을 구매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고가의 수입차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증가하는 수입차와 사고가 발생시 운전자들의 사고 처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가의 수입차와 사고가 났을 경우, 너무 비싼 수리비 때문에 상대방의 과실이 더 컸었음에도 내 차 수리비보다 더 많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수리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리비보다 렌터카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기막힌 상황도 늘고 있다. 실제 6천만 원대 외제차량은 하루 보험 렌트비용이 40~5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입차와 가벼운 접촉사고 한번으로 수백, 수천만 원의 수리비를 물어야 하는 국산차 운전자들의 걱정과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주시 서신동에 사는 박모(54) 씨는 “외제차는 약간의 스크레치에도 수리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외제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동차 보험이 합리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입차 운전자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수입차를 구입한 김모(33)씨는 “주차된 차량과 사고를 낸 경우 수입차인 것을 확인하면 겁먹고 도망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직접 블랙박스로 가해 차량을 확인하는 일이 번거롭고 개인적으로 수리할 때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마케팅인사이트는 현재 수입차 구매패턴과 재구입률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국산차의 점유율은 73%로 떨어지고, 수입차의 점유율은 27%까지 순항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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