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9. 전주의 밤을 밝혀라
[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9. 전주의 밤을 밝혀라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10.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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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돌담길(경기전 사거리~갑기원 사거리)

 “밤이 즐거워야 한다. 입이 즐거워야 한다. 그래야 여행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관광관련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들도 쉽게 하는 말이다. 이는 ‘절대적’이란 말로도 통한다. 시민과 관광객은 관광콘텐츠 수요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기존의 관광공간에 접목시켜 한 살이 되도록 하는 지혜와 추진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재원조달의 어려움이다. 관광진흥은 행정만으론 마침표를 찍기 어렵다.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문화자긍심이 높을수록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해진다.

 전주한옥마을, 전주시. 주말이면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터질 듯 부풀어 오른다. 이제 전주란 공간을 놓고 진지하게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전주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확보를 위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관광도시’ 전주가, ‘맛과 멋의 본향’ 전주가 다른 집과 똑같은 상을 내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본보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과 세계관광도시의 접목 가능한 점들을 간추려 전주시의, 전주한옥마을의 밑그림 몇 가지를 제안한다.

바르셀로나 야간 화가거리

 ‘화가거리’ 오후 4시~밤 10시 운영

 전주는 예술의 고장이다. 그러나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예향(藝鄕)을 전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비록 순수미술은 아니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미술세계를 접하고,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세계 어느 관광도시에서나 접하는 게 ‘거리화가’다. 전주도 이를 활성화하여 늦은 밤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화가거리 공간은 전주한옥마을의 중심인 경기전 주변이 최적지로 꼽힌다. 경기전 정문 앞은 통행량이 많아 교통흐름에 장애를 일으킨다. 따라서 ‘경기전사거리~갑기원사거리’까지의 돌담 구간을 화가거리로 지정해 운영한다면 새로운 문화관광콘텐츠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선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우선적으로, 화가거리를 어디에 지정할 것인가란 문제다. 전주한옥마을 내 상징적이면서 접근이 가능한 구간으로는 경기전사거리~갑기원사거리가 최적이다. 경기전 돌담길을 끼고 있어 화가거리로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 화가거리를 알릴 수 있는 상징물을 설치해 전주한옥마을 내 새로운 ‘포토존’으로 활용한다면 일석이조 효과까지 기대된다. 대구 ‘김광석의 길’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그러나 이 구간은 인도폭이 좁다. 경우에 따라선 차도까지 활용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 공간적으로 협소하기 때문이다. 전주한옥마을 주변 대부분의 도로망이 좁아 상시 전용 화가거리로 운영할 만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화가거리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간제도 검토할 만하다.

 다음은 화가거리 운용시간에 따른 야간조명이다. 화가거리 운영시간은 관광객들이 집중하는 주말(금~일, 주 3일)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용하고, 야간 운영에 불편이 없도록 조명을 개선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화가거리 구간의 경우 한 쪽은 경기전 돌담이다. 반대편은 전주중앙초와 교동아트미술관, 상가 등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주민의 취침권을 크게 침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거리화가 선발 문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경우 총 거리화가 참가자를 정한 후 신청을 받아 실력테스트를 거쳐 선발, 활동지점을 지정해주고 한 지점당 2명의 화가를 고정 배치하고 있다. 선발 주최는 민·관·예 관계자들이 참여한 독립된 ‘선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거리화가를 심의·선정한다. 참가 기간은 1년 단위다. 전주도 바르셀로나의 화가거리 운영 방법을 벤치마킹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참여 장르도 초상화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유화 등 일반회화도 상당수 참여하고 있다.

부채전시관 앞 마당뜰

 버스킹 상설공연 지점 운영

 거리공연(버스킹)은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데 가장 효과가 크다. 국제슬로시티인 전주는 낮은 물론 밤 시간대까지 관광객들이 천천히 걷고, 찬찬히 즐길 수 있는 야간관광 콘텐츠 접목이 시급하다. 그 방법으로 몇 개 지점을 버스킹 장소로 지정해 야간까지 상설 운영한다면 전주는 야간관광도시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란 게 관광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제안이다.

 이는 전주한옥마을 외연확대와도 연결된다. 이를 위해선 버스킹 지점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한옥마을 중심과 외곽까지 크게 3~5개 지점을 정하고, 버스킹팀을 선정해 상설 공연토록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버스킹 지점으로는 한옥마을 중심지점으로 최명희문학관과 부채전시관 사이에 있는 마당이 최적이다. 이곳은 경기전 돌담길 화가거리와 연계시켜 시너지효과를 높이기에 최적이다.

 또한, 외곽지점으로는 ‘풍남문 앞 문화광장’과 ‘동부시장 거리’ 등 두 곳을 꼽을 수 있다. 풍남문 앞 문화광장은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야시장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어 한옥마을 야간투어객들을 지난 10월17일 개장한 남부시장 내에 새롭게 조성한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과 연계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까지 기대된다. 동부시장 골목은 한옥마을 내에 머무르는 주·야간 투어객들을 외곽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

 현재 전주한옥마을은 주말 주간의 경우 포화상태다. 동부시장 골목에 버스킹을 상설 운영할 경우 관광객들을 동부시장으로, 더 나아가 ‘한국전통문화전당’(구 한스타일문화진흥원)으로 연결시킴과 동시에 밤이면 더 활동력이 살아나는 ‘걷고싶은거리’, ‘영화의거리’로 연계시킬 수 있다. 이 루트가 활성화되면 전통과 첨단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도록 하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을 것이란 게 관광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거리공연팀 선정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전북지역 내 버스킹 팀은 많다. 소위 놀만한(?) 장소가 없어 전북대 구 정문 앞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리화가 선정위원회에서 버스킹팀 선정 업무까지 겸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 하다. 또한 전주시 한옥마을사업소를 민간기구로 전환시켜 전주관광산업을 총괄하는 싱크탱크로 그 기능을 전문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본보는 단순히 거리화가, 거리공연팀 선정 운영에 그치기보다는 ‘예술인복지법(일명 최고은법)’과 연계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기를 전주시에 요청한다. 선정된 버스킹팀에게는 매주 금~일요일 3일간 낮 공연과 밤 공연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자. 대신 이들에게 일정 금액의 공연료를 지급하여 안정적으로 창작연주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전주시는 전국 최초로 예술인복지를 실천하는 문화도시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간 2억 원의 예산을 배정, 3곳 버스킹 지점에, 요일별로 두 팀씩 배정한다면 상설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전주맛 음식문화거리 조성

 전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고장이다. 하지만, 전주를 방문한 사람들은 이른바 ‘맛투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관광객들은 출처 미상의 거리음식만을 접하고 돌아가기 일쑤다. 따라서 맛고장의 명성을 유지하면서 관광객들의 입까지 즐겁게 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집적화된 ‘전주맛 음식문화거리’ 조성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는 전주시 행정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결코 아니다. 음식업계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전주맛 음식문화거리 지정은 공모형식을 통해 특정지역을 지정해야 한다. 지정된 음식문화거리에는 관광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접근성과 편리성도 갖춰야 한다. 단기에 해결 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전주시는 중장기 과제로 음식업소 협의체들과 간담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전주맛 음식문화거리’ 조성의 필요성을 알려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스페인은 ‘타파스(스페인어로 ‘접시’란 뜻)’란 맛투어상품으로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골목 안에 음식점들이 집적화되어 있어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을 투어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는 맛투어를 할 수 있는 공간 집적화가 이뤄지지 않아 시내 전역에 분산되어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어떤 형태로든 맛의 고장 전주의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선 음식문화거리 조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더불어, 전주음식의 거리음식화 개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른바 테이크아웃 음식 개발이 그것이다. 전주비빔밥과 전주전통음식 등을 편리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도록 음식과 용기 개발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전주한옥마을. 그러나 밤은 어둡고 한적하다. 이곳에 밤을 밝히기 위해선 새로운 야간관광 콘텐츠를 개발, 접목해야 한다. 관광산업은 여타 산업과 비교해 지역경제 연관효과가 우수하다. 야간관광의 연관효과 우수성을 알면서도 소극적 자세로 일관한다면 이는 얻을 수 있는 경제이익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한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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