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구 착용 안한 개, 시민 습격
보호구 착용 안한 개, 시민 습격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4.10.23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오전 8시 전주시 송천동 한 건물 앞. 사무실에 출근하던 A(51)씨에게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A씨는 무서운 마음도 들었지만 ‘설마 물겠어’라는 생각에 사무실로 향했다. 하지만 커다란 이 개는 A씨의 팔을 물며 덮쳤고 심각함을 느낀 A씨는 개를 밀쳐낸 뒤 곧바로 트럭 안으로 도망쳤다.

성난 개는 쉽게 도망가지 않았고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까지 차량 문을 두들기며 위협적인 행동을 가하고 있었다. 119대원들은 구급차를 트럭에 바짝 붙이고 신속하게 A씨를 옮겨 태운 뒤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사고를 낸 동네 개는 인근 가정집에서 키우던 애완견으로 허술한 목줄을 풀고 이곳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애완 인구가 늘어나면서 개에 물리는 사고 역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 지역에는 등록 대상 반려동물이 2만 9천967마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목줄과 입마개 등 보호장구 착용하지 않아 물리는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전주시 중화산동 한 주택가에서는 인근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 한 마리가 길을 지나가는 80대 노모를 공격하기도 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이 할머니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애완견을 집에 돌려보내며 주인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동물보호법에는 도사견 등 맹견과 외출시 목줄과 입마개를 반드시 착용토록 돼 있지만, 법을 지키는 애견인은 거의 없어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방 관계자는 “자신이 키우는 개는 물지 않는다고 믿는 애견인이 많지만, 사고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 7월에는 5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에게 장난치다가 양손을 물려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완견에 대한 안전한 보호장구 착용으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소중한 애견 역시 지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설정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