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견의 보이차이야기] 9. 차 우리기
[김세견의 보이차이야기] 9. 차 우리기
  • 김세견
  • 승인 2014.10.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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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의 선택

 차맛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물이다. 물에 대한 이론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고, 오늘날에도 갑론을박은 호사가들의 전유물이다. 차가 가진 원래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도가 낮은 물이 좋다. 달리 표현하면 미네랄이 적게 함유된 물이 좋다는 뜻이다. 좋은 물을 구하기 어려운 곳이라면 정수기를 사용하면 편하다.

 (2) 차호

 차를 제대로 우리기 위해서는 차호의 선택도 중요하다. 청화백자, 특히 경덕진은 원래 황산에서 나는 차를 우리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있는 항을 그대로 살리기 때문에 고수보이차를 우리는 데 좋다. 향이 역한 숙차를 우리는 데는 자사가 좋다. 자사는 원래 의흥 홍차를 우리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역한 향을 흡수하기 때문에 저급한 차를 마실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고급 차는 좋은 향을 줄이기 때문에 자사에 우리는 것이 좋지 않다. 운남에서 난 차를 우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자도이다. 백토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열하면 원적외선이 특별히 많아서 두터운 찻잎 속의 성분까지 우려낸다. 그러므로 오래되어 딱딱해진 보이차는 자도가 좋다.

 (3) 우리는 물의 온도  

 보이차는 일반 녹차와 달리 물의 온도가 높아야 잘 우러나온다. 3년 미만의 기간이 경과한 보이차의 경우는 섭씨 90도 내외로 우리는 것이 적당하다. 너무 온도가 높으면 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차의 보관 연수가 3년 이상을 경과하여 향보다는 맛이 중요한 경우에는 온도가 높을수록 좋다.

 

 (3) 공도배

 우러난 찻물을 나누어 마시는 것을 공도배라고 한다. 유리제품이 좋다. 투명한 공도배를 보면 차의 농도를 시각으로 구별할 수 있어서 좋다.

 (4) 잔

 잔은 작은 것으로 준비한다. 보이차는 찻잎이 두텁기 때문에, 여러 번 우릴 수가 있다. 처음 우러나온 맛과 나중 우러나오는 맛을 모두 보려면, 여러 잔을 마셔도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의 크기가 좋다. 30cc 전후 용량의 잔이 적당하다. 잔의 색은 탕색을 음미할 수 있도록 유리나 백자가 좋다. 도기 잔은 표면에 있는 많은 기공들이 차의 향을 앗아가기 때문에 향이 죽는다. 또한 다른 차로 바꾸었을 경우에 기존 차맛이 잔에 배여 있어서 새로운 차맛을 알기 어렵다.

 

 김세견<차마루 교육원장> * 이 자료는 보이차 탐구모임 ‘프얼티클럽’, ‘차마루’에서 지원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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