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8. 창의도시/슬로시티 전주
[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8. 창의도시/슬로시티 전주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10.1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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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는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국내로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맛과 멋의 고장’, ‘한국관광의 별(2010년)’, ‘자연관광 으뜸명소’, 국제로는 국제슬로시티연맹 ‘슬로시티’(2010년 지정),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2012년 지정) 등 다양하다. 문제는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느냐다. 이를 위해 전주시와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관광산업을 총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포화상태인 전주한옥마을의 관광범위 외연 확대와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을 위해 행정력, 시민의 자발적 노력이 결집되어야 한다.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지정

 세계의 창의도시는 ▲문학(영국 애든버러, 호주 멜버른, 미국 아이오와시티, 아일랜드 더블린,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영국 노리치, 폴란드 크라쿠프 등 7곳), ▲공예와 민속예술(미국 산타페, 이집트 아스완, 일본 가나자와, 한국 이천, 중국 항저우, 이탈리아 파브리아노, 미국 퍼두커 등 7곳), ▲음식(콜롬비아 포파얀, 중국 청두, 스웨덴 오스터순드, 한국 전주, 레바논 자흘리 등 5곳), ▲디자인(독일 베를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캐나다 몬트리올, 일본 나고야, 고베, 중국 심천, 상하이, 한국 서울, 프랑스 생 에티엔느, 오스트리아 그라츠, 중국 베이징 등 11곳), ▲음악(스페인 세비야, 이탈리아 볼로냐, 영국 글래스고, 벨기에 겐트, 콜롬비아 보고타, 콩고 브라지빌 등 6곳), ▲미디어아트(프랑스 리옹, 얼강레방, 일본 삿포로 등 3곳), ▲영화(영국 브래드포드, 호주 시드니 등 2곳) 등 7개 부문에 걸쳐 총 41개 도시가 선정되어 있다.

 전주시는 유네스코로부터 2012년 음식창의도시(Creative City)로 지정됐다. 세계적으로 음식창의도시는 콜롬비아 포파얀(popayan), 중국 청두(chengdu), 스웨덴 오스터순드(stersund), 레바논 자흘리(zajie) 등과 함께 5곳 뿐이다.

 배경은 한정식, 비빔밥, 김치 등 가장 한국적인 맛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주시는 230여 개의 지방도시 중 9세기 후백제 왕조와 14~19세기까지 500년간 왕위를 계승해온 조선왕조의 본 고장이다. 1,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전주에 있는 한옥마을은 700여 채의 한국전통의 주택들이 모여 있는 한국의 유일한 도심 속 한옥군락지로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세계적 여행지 ‘미술랭가이드’가 선정한 ‘대한민국의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소개될 정도로 전주는 주목받고 있다. 전주는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영화영상, 탄소산업, 아트폴리스 도시재생 등 미래 신산업으로 경제의 구조와 기반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전통과 첨단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다.

 전주음식 新관광상품 개발 절실

 전주의 맛은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을 잡는 것은 전통음식보다는 길거리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10월 17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전주남부시장 내에 ‘야시장’이 개장됐다. 남부상인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젠 전주시가 나서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적극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콘텐츠를 만들었어도 대외적으로 홍보가 되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산을 배워야 한다. 부산시는 ‘깡통야시장’을 준비하면서 고속버스터미널, 공항, 여객선터미널, 시내 주요 진입로, 관공서와 주요 관광지에 깡통야시장을 홍보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또한, 신문·방송 등 언론매체를 활용한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은 밤이면 깡통야시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밤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에서다. 따라서 전주시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새롭게 개방한 ‘전주남부야시장’을 알리는 홍보에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음식문화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팔 수 있는 특정공간, 일명 ‘전주음식문화거리’를 조성하는 방안이 있다. 밤 12시까지 전주음식문화거리를 운영한다면 전주의 밤은 ‘맛있는 야간관광상품’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관광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불어 관광전문가들은 편리하게 전주맛을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Take-out) 음식 개발도 함께 주문하고 있다. 전주비빔밥을 그 실례로 꼽는다. 음식과 함께 용기 개발도 병행한다면 자연스럽게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전주맛을 편리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스페인의 ‘타파스투어’처럼 ‘전주맛투어’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각계의 두뇌를 하나로 모으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는 국제슬로시티인 전주의 국제적 위상과도 연결된다.

 국제슬로시티는 新관광 트렌드

 서울이 한국의 ‘행정수도’라면 전주는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수도’다. 전주인들은 전주가 맛ㆍ멋ㆍ흥과 깊이가 어우러진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수도라 자부하고 있으며, 문화유산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다.  

 슬로시티에서는 천천히 머물며 ‘슬로 투어리즘’(slow tourism)을 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여행 패턴은 ‘패스트 투어리즘’(fast tourism)에서 ‘슬로 투어리즘’으로 변화하고 있다. 7일 동안 7개 도시를 숨 가쁘게 돌아보는 여행 대신 한곳에 오래 머물며 그곳 생활과 정서와 문화를 경험하는 게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슬로시티관광 마니아들은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머물며 그곳만의 정취를 느끼려 한다. 천천히 걸으며 찬찬히 보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이 얻는 최대 혜택이 바로 관광산업이다. 관광객이 슬로시티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 진정성, 다양성, 문화성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2010년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주한옥마을(Jeonju HanokMaeul)은 전주시 풍남동과 교동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전주시 인구는 65만 명 정도다. 전주한옥마을 일대에는 주민 4,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전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 유지된 조선왕조 520년의 발상지로 태조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慶基殿)이 있다.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했던 전라감영이 있다. 황손이 거주하는 승광재(承光齋)도 있어 그나마 다 사라져가는 조선의 옛 모습이 남아 있는 유일한 도시다.

 전주한옥마을은 일본 강점기 시절 일본이 한국 고유의 건축양식을 없애고 일본식으로 개축을 시도하는 것에 저항해 한국 고유의 건축양식으로 한옥촌을 건설한 것이 그 시초다. 700여 채의 한옥이 기와 능선을 이루며 전통을 수놓은 전주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를 볼 수 있는 전주의 랜드마크다. 키 낮은 처마가 이마를 맞대듯, 어깨를 겨누듯 잇대거나 포개진 정겨운 한옥마을의 골목길을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산책할 만한 곳이다. 일대에는 태조로, 최명희길, 향교길, 민속길, 은행나무길 등이 있다. 이런 역사문화와 전통을 간직한 곳이기에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받은 것이다.

 전주성벽 부지 관광상품 개발

 전주한옥마을은 현재 빠른 상업화로 슬로시티의 본 모습이 일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슬로시티에 걸맞은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현안 과제다. 이를 위해선 한옥마을을 비롯해 조선의 맥을 느낄 수 있는 걸을 수 있는 구간 마련이 필요하다. 콘텐츠는 있다. 성곽도시였던 전주시를 재구성하기 위해 일본 강점기 때 허물어졌던 전주성 성벽이 있던 자리에 시각적으로 구별되는 보도블록과 안내판을 설치하고 주·야간관광이 가능하도록 차별화된 가로등을 설치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스토리텔링을 덧입힌다면 천천히 걷고, 찬찬히 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이 걷기상품은 관광객들을 밤까지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성벽 구간은 ‘풍남문(현존하는 전주성 남문)~경기전~경기전사거리~동문사거리(소실된 동문지)~전북전통문화전당~청소년문화광장(소실된 북문지)~영화의거리~CGV 사거리~디지털영화관~차이나거리(소실된 서문지)~약전거리~남부시장사거리~풍남문’이다. 다행스런 것은 성벽부지가 현재까지 차도와 인도로 되어 있기에 식별 가능한 보도블록으로 포장하고 주요 지점마다 안내판을 설치한다면 관광상품으로의 가치는 충분하다.

 곁들여 전주성벽코스를 완주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기념품 또는 할인권을 제공하자. 자연스럽게 전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재미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한옥마을에만 가두지 않고 전북전통문화전당과 걷고싶은거리(영화거리), 서문지까지 관광권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한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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