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은 이제부터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은 이제부터다
  • 진성준
  • 승인 2014.10.12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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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가 국민의 불신과 외면을 넘어 원망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편승한 정치혐오가 정당 무용론뿐만 아니라 나아가 정치무용론으로까지 번져나가며 한국 정치를 왜곡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가진 정치 불신의 정확한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제1야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 할 것이다.

 우윤근 원내대표의 선출로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완료되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으며, 제1야당의 비대위를 바라보는 국민의 관심도 넓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바램처럼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는 신뢰와 변화를 위한 당 혁신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우선 단단해져야 한다. 뿌리부터 튼튼한 정당으로 거듭나지 않고서는 끊임없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당의 혁신은 첫째, 당의 주인인 당원의 정비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210만 전체 당원에게 당원으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행사해줄 것을 호소하고, 전수조사·재등록 등의 방법을 통해 확정된 당원들을 기반으로 당 조직을 다시 건설해 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제1야당의 재건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원 재등록’은 당에 대한 당원의 재신임인 동시에 뼈를 깎는 혁신으로 당을 재건하고 정당책임정치를 복원하겠다는 ‘자기 결의’인 것이다. ‘당원의 정비’는 새정치민주연합 스스로 낭떠러지 앞에 서는 무모한 시도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맨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사즉필생의 결단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둘째, 정당이 대중 밀착형, 대중친화형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지 않도록 당이 국민 속에서, 대중 속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핵심적 과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형식과 내용으로 과거 ‘지구당’ 체제의 뿌리조직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과거 ‘지구당’ 운영은 전적으로 위원장 1인에게 맡겨 국회의원을 겸한 지구당위원장은 과도한 비용의 부담을 느꼈고, 원외 지구당위원장은 아예 운영을 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러나 지금 주장하는 ‘지구당’의 개념은 과거에 민원을 해결해주고, 국회의원이나 특정 인사의 지역 거점 정도의 폐쇄적 사무실이 아니라 주민 봉사활동, 협동조합, 생활소비 운동, 마을공동체 사업 등 생활과 정치의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지역사회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선도하는 자생적 조직으로 기능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기초자치단체와의 당정협의 및 협력사업 구축, 조례 제정 운동 등 지역 내 민의수렴의 통로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역적 조직과 더불어 세대·계층·노동·생활단위·이슈 등을 중심으로 민생 속에 뿌리내리는 정당 조직도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 생활의 현장에서 당원으로 가입·활동하도록 하고 지역당원과 마찬가지로 대의원 배정 등, 당원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 지역편재체제 더하여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정당이 뿌리를 내리게 되며 이는 당 혁신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셋째, 예측 가능하고 변경이 어려운 공천제도의 확립이다. 전당대회,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총선, 지방선거 등 선거 때마다 경선룰, 공천룰을 둘러싼 갈등의 장기화로 후보 확정이 선거 직전에서야 이뤄졌고 이로 인해 당 후보자의 경쟁력 약화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전략공천에도 당의 외연 확장과 선거승리의 전략적 고려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대부분 지도부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결정이 있었다.

 이제 바뀌어야 한다. 지도부의 교체와 무관하게 변경이 불가능한 공천제도, 경선제도를 확립하고 민주적이고 예측가능한 룰을 통해 도덕적 흠결이 없고, 당의 이념과 노선에 적합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조기에 확정해야 한다. 또한, 전략공천을 함에서도 제한과 조건을 당헌당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전략없는 전략공천’이라는 오명에서 조속히 벗어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받들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당의 전략을 수립하고, 원내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받드는 문제’를 단순히 야당이 펼치는 ‘정책’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된다. 근본적인 민생의 문제를 단순히 통과된 법률의 숫자로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정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 민생문제 해결은 정당과 국회의원이 하는 일상적 활동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정치적 운동, 야당으로서 99%의 서민을 위한 강력한 투쟁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 민생 현안 문제 등 의정 활동 공간에서의 당의 진정성과 치열함이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치열하게 투쟁하는 노력하는 원내 활동이 필요하다. 아울러 민주주의와 민생이 함께 갈 수밖에 없는 병행 관계임을 확인하고 정치적 민주주의와 사회경제적 민주의의 이분법적인 접근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명제이기도 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으나,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치된 견해를 찾기 어렵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으나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혁신의 요체는 무너져 가는 제1야당을 재건하고 실종된 정당책임정치를 복원하는 것일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변화는 이제부터다.

 진성준<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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