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축제와 세계순례대회
10월의 축제와 세계순례대회
  • 나종우
  • 승인 2014.10.0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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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축제의 달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축제가 생겨났는데 대체적으로 5월과 10월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우리 지역은 옛 지명인 마한 시대부터 10월이 되면 농사일을 마치고 수 십 인이 함께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일체감을 다지면서 상하가 한데 어울려 한해의 수고로움에 서로를 위로하고 하늘과 조상에 감사를 표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축제속에서 하나 됨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축제는 백제시대를 거쳐 오래 동안 이 땅의 정신, 맥, 혼을 계승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전통문화 속에 스며들어 오늘 우리에게도 연면連綿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축제가 지자체가 실시된 이후 지역의 전통을 살리면서 경제적 효과와 지역의 홍보를 꾀하고 있다.

  올 10월만 하더라도 이미 치러졌거나 앞으로 치러지게 될 축제들이 대강만 살펴보아도 김제 지평선 축제, 고창모양성제, 정읍구절초축제, 진안 마이문화제, 임실 소충? 사선문화제, 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 군산시간여행축제, 전주비빔밥축제,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이 있고 전북세계순례대회가 치러졌다.

 이 가운데 다른 축제들은 이미 연륜이 제법 쌓였는데 비해 세계순례대회는 연륜이 짧아서 올해 3회째인데 성공적으로 치러져서 앞으로의 방향과 전북의 대표적인 축제의 브랜드로 다시 한 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지역에서 치러지는 것 가운데 세계라는 말이 붙은 것은 소리축제와 순례대회인데 이 가운데 순례대회는 다른 축제들과는 형식과 진행양식이 다른데도 이번 3회 대회를 치르면서 분명히 세계라는 말이 앞으로 어색하지 않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다른 축제는 장소가 한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주로 관람하면서 즐기는 것이 특징이라면 순례는 걷는 것이 주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홀로 또 함께]라는 구호처럼 혼자서 걷기도 하고 동행자와 함께 걷기도 하는 것이다. 이번 전북 세계순례대회는 지역별로도 국내에서는 서울, 부산, 광주, 수원, 인천, 제주, 강원도 등 전국 각처에서 많은 순례객이 오기도 했지만 프랑스나 미국인도 함께 참여하여 240Km 전 구간을 8일 동안 완주하면서 세계 다른 나라의 유명 순례길과 또다른 전북 순례길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240Km 전 구간을 완주한 완주자들과 순례마지막 날 밤에 그간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들 가운데는 이미 외국의 유명한 순례길을 다녀온 자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북순례길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은 전북의 아름다운 들녘의 풍광과 넉넉한 인심을 입을 모아 공통으로 이야기 했지만 그런 것 외에 왜 전북에 이러한 순례길이 있을 수있는 것인가를 필자는 이야기 해주었다.

  우선 순례길하면 스페인의 산티아고순례길을 많이 떠 올리는데 이곳은 천주교의 순례길이라 할 수있으며, 일본의 시코구四國 순례길도 유명한데 이곳은 불교의 순례길이다. 다시 말하면 외국의 순례길들은 특정 종교를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북의 순례길은 불교,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가 함께 어우러진 길이라는 데 우선 큰 특징이 있다. 이점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전북 순례길의 특징이다. 4대 종교가 상생, 화합하는 모습으로 함께 걷는 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인류가 염원하는 평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번에 세계순례포럼에 참여한 외국의 순례전문가들은 전북의 순례길은 이번 주제인 ‘순례와 치유’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길이라고 찬사를 하였다. 특히 청소년들의 순례는 방황의 시기에 치유 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말하였다. 이번 전북 세계순례대회 기획프로그램으로는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종교문학순례, ’종교음악순례‘종교건축순례’ ‘종교미술순례’ 등이 있어서 각자의 관심있는 분야의 순례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전북순례길 안에 들어있는 이런 테마를 선정하여 가는 순례길이다.

  우리 전북은 백제시대의 미륵불교, 조선시대의 경세론적 성리학으로서의 유교, 실학에 바탕을 둔 천주교,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고자 한 동학과 원불교, 근대 개혁을 강조한 개신교 등 이 땅에 새로운 정신이 필요 할 때마다 그 심장의 역할을 해온 땅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전북의 땅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대화와 소통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는데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완주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이웃들과 순례대회를 찾겠다고 하였다. 우리 전북과 전북의 종단들이 다시 한 번 전북의 새로운 브랜드로 순례대회가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보기를 소망해 본다.

 

나종우 전주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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