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는 노인 대학생이 많다
선진국에는 노인 대학생이 많다
  • 김복현
  • 승인 2014.10.0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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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에는 유별나게 사건·사고가 많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자연은 어김없이 보람찬 결실의 계절을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따라서 들녘은 황금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사람들도 열심히 노력하여 보람을 찾으려고 온 정성을 다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제도와 규범이 있어서 그 속에 갇혀 살다 보니 마음먹은 대로 다 성취하지 못한 채 나이가 들어 하던 일을 손에서 놓아야 한다. 또한, 세상 살아가는 문명문화가 너무 많이 변해버린 세상을 살 수밖에 없다.

 젊음을 불태우면서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 많음을 생각해볼 때 너나 할 것 없이 앞으로 살아갈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하던 일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변화에 대처하는 길은 느리기 마련이라지만 우리사회는 변화에 대처하는 방안이 너무도 느린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왜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대안을 찾지 않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선진국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 지금 이 시간에도 60대의 노인 아닌 노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으나 단순노동만 일부 있을 뿐 사회가 보장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세상이 변했고 우리의 평균수명도 너무 변했다. 따라서 사회가 이를 수용할 능력이 있어야 하나 그렇지 못한 우리 사회 환경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재교육의 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배운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지속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배움을 찾아 나서는 습성이 있기 마련이다.

 배움의 길이 확 트인 나라가 선진국이요, 선진사회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행을 하지 않고 있음에 안타까움이 서려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50대 후반에 은퇴해서 능력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는 시스템이 비교적 빈약한 현실이다. 적어도 이들은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삼, 사십 년간 일자리가 없어 헤매게 하는 사회규범이라면 그 나라는 뒷걸음질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여겨진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이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회가 이들이 살아갈 인생 후반 계획서를 내어 놓을 수 있어야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대개 은퇴 후 무엇을 할 것인가 라고 질문하면 그동안 못 갔던 등산도 가고 여행을 해보아야겠다고 나름대로 계획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등산이나 여행은 지루함을 느끼기에 얼마 가지 못하여 중단하고 만다.

 이러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노인도 아니고 늙은이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능력이 있음에도 그리고 노동력이 있음에도 사회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적어도 이들에게 돈을 벌고 직함을 주기보다는 살아갈 방도의 길을 열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배운 지식으로 급변하는 문명문화를 소화하기가 어렵기에 다시 배워서 남은여생을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 길을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다시 대학에 입학하여 새로운 지식을 배워 사십 년간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자체나 노인복지시설에 의탁하는 정도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학을 나와 취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벌이나 직함을 얻기 위한 것도 아닌 노년을 즐기면서 나름대로 살아갈 길을 안내해 주는 과정이면 된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려면 당장 입학과정을 거쳐 그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하는 고충이 따른다. 입학과정은 필기시험 없이 면접으로 대치하고 등록금은 반액으로 하든지 아니면 면제 혜택을 부여하는 길을 찾으면 가능하다. 선진국들은 이렇게 하여 노인들을 정말로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는 사회제도가 마련되었다고 하니 부럽기 그지없다. 노년시대, 사십 년간 즐거운 생활을 하려면 그간의 지혜와 경험만으론 한계가 있기에 지식의 재충전과 새로운 삶의 도전에 필요한 교육과정으로 만들면 된다. 하고 싶은 길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문학, 인문학, 음악, 미술, 기능공분야도 관계없다. 하고 싶은 길을 찾아 나서면 노인들에게 닥치는 치매나 우울증도 넘볼 수 없다고 한다.

 많이 움직이니 신체 건강해지고 사람들과 섞이니 소통이 원활해지고 나아가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 같은 속도로 고령인구가 늘고 이들을 위한 특별한 사회적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속절없이 국가부담만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다. 독일, 일본,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이런 사실을 예견하고 대학중심의 재교육체계를 마련했다고 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노인의 날을 맞이하여 노인의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선진국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원해 보면서….

 김복현<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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