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 희망이 보인다
농식품 수출 희망이 보인다
  • 김창수
  • 승인 2014.10.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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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전북농협본부장
황금 들녘의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가을이다. 올해는 어느 해 보다 풍수해가 적어 벼농사와 과수농사 할 것 없이 풍년이 예상된다. 하지만 풍성한 수확의 기쁨보다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과 판로난으로 생산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더구나 수입농산물이 몰려오고 있다. 소비시장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체리, 자몽, 키위 등 수입과일이 국산과일을 대체한지 오래다.

농식품의 무역수지 적자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FTA 체결국과의 농식품 수입액은 148.1억 달러인 반면, 농식품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129.5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하였다. 이는 국산 자동차 무역수지 흑자 378억 달러의 절반가량이나 된다.

앞으로도 쌀 관세화와 한중 FTA 및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으로 농식품 수입이 증가될 것은 분명하다.

과연 우리 농산물의 대내외적인 상황이 우려하는 바대로 위기일 뿐일까? 오히려 기회를 찾아보면 어떨까? 남한 면적의 절반밖에 안 되는 네덜란드는 농식품 수출 세계 2위의 농업대국이다. 꽃 수출은 세계 1위, 채소와 과일은 세계 3위다. 넓고 기름진 옥토가 아니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척하는 이른바 정부·협동조합·농업인 등이 함께 일궈낸 성과다.

중국 농산물 시장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주목해 보자. 대한무역투지진흥공사(KOTRA)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에 의하면 중국 농식품 소비시장 규모는 2012년 현재 5조 7,924억 위안으로, 2005년 이후 연평균 12.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2년 중국의 농식품 수입규모는 864.6억 달러로 2005년 이후 연평균 23.2%씩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중국이 세계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인구보다 훨씬 많은 약 8천만 명의 중국 고소득층이 있고, 이들이 프리미엄급 농산물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산물 시장의 개방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올 봄 전북농협은 양파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지난해 보다 20배가 넘는 약 2,200톤을 국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대만 등으로 수출 하였다. 현재는 국내 양파가격이 안정되었고, 농가들에게 산지폐기가 아닌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였다.

쌀 관세화가 화두였던 올 여름에는 부안농협에서 몽골에 쌀 90톤을 수출하였다. 수송으로 인한 상품 변질 방지를 위해 조곡(도정하지 않는 벼)으로 운송하고, 몽골 유통업자가 현지에서 국산 즉석 도정기로 쌀을 도정해 유통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기존 쌀 수출은 주로 교민을 대상으로 판매 되었지만, 이번 수출은 몽골 현지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다. 몽골이 육류와 밀가루를 주식으로 하지만 쌀을 넣어 함께 끓이는 우리나라의 죽과 비슷한 전통요리를 만들 때 쌀을 사용하는것에 착안하여 시장을 개척 하였다. 몽골 현지인에게 반응이 좋아 앞으로 1,000톤 가량 수출을 더 늘릴 계획이다.

임실치즈농협은 포션치즈와 슬라이스치즈 등 프리미엄급 가공유제품을 중국에 첫 수출 하였다. 중국내 유제품은 한류열풍 등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킬 만큼 인기가 많은 상황이다.

또한 올 초부터 도내 서남부권 6개 시군이 뭉쳐 배 수출 창구를 농협지역본부로 단일화하고, 공동 수출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6개 시군 배 생산량 13,048톤 중 약 30%인 3,500톤을 연말까지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배 생산농가와 출하약정을 체결하는 등 수출전문 공선출하회 조직도 육성하고 있다. 미래 수출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일본, 대만 등에 치우쳐 있는 수출국의 다변화를 위해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ASEAN 지역을 중점으로 시장 개척을 하고 있다. 머지않아 토마토, 오이, 양배추, 영지버섯 등도 수출 길에 오를 것이다.

전북 농식품 수출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 도와 시군 지자체는 시장개척 및 수출물류비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농협은 수출 연합마케팅 및 수출농가 조직화를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수출농가는 품질향상 노력은 물론이고 수출연합 조직에 전속출하 하는 등 체계적인 역할 분담을 더욱 공고히 하면 전북이 농산물 수출의 메카가 될 것이다.

최근 엔화 하락, FTA체결 등으로 인하여 농업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지만 농산물 수출 육성에 역량을 강화하면 수출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국내 농산물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김창수 <전북농협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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