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파출소와 지구대 고령화 심각
전북 파출소와 지구대 고령화 심각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4.10.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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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28일 오전 6시 58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A 파출소에서 절도사건 현행범으로 붙잡혔던 강모(30)씨가 왼쪽 손목에 채워져 있던 수갑을 빼고 달아났다.

당시 파출소 안에는 경찰관 5명이 있었지만, 30대 초반의 날쌘 강씨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찰관 5명 중 40대가 3명, 50대가 2명이었다.

전북지역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 경찰관들의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치안행정의 헛점으로 작용할 우려감 마저 제기되고 있다. 많은 범죄인이 젊은 층인데 비해, 중·장년층 경찰관 숫자가 증가하면서 효율적인 치안행정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이 조사한 전국 지방청별 지구대·파출소 연령대 현황에 따르면 전북지역 지구대·파출소 연령층은 전체 근무인원 2천10명 가운데 20대 근무인원이 16명으로 대전 13명, 광주 15명에 이어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국 근무 인원수의 0.8%에 불과했다.

치안수요의 차이가 있지만, 20대 근무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813명과 비교할 경우 50배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30대도 162명에 불과해 전국에서 열세번 째로 적게 나타났다.

대조적으로, 50대 경찰관은 785명(39%)이나 배치돼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인원이 최일선 치안행정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40대 경찰관은 1천47명(52%)으로 가장 많았다.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 경찰관의 고령화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시민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전주시 중화산동의 김모(남·54)씨는 “민생치안을 책임질 지구대와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40·5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패기에 찬 젊은 층과 경험이 큰 중·장년층이 고루게 안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찰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신입 경찰관 채용 배당 인원이 적고, 막 입문한 신입 경찰관들 역시 최일선의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를 기피하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30대 젊은 경찰관들은 신종범죄에 빠른 대응과 신속한 기동력 등으로 기동대나 수사과, 형사과 배치를 우선시 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한 경찰 고위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신입 경찰관 채용 인원이 타 지역보다 적다는 것이 이 같은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며 “지구대와 파출소 직원들의 나이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용의자 제압과 검거 등 초동 대처능력이 떨어지지 않을 지 우려감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층 경찰관들의 노하우도 필요하다. 중·장년 경찰관들이 지금까지 전북의 치안을 담당하면서 큰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내에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 경찰관들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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