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을 맞이하여
국군의 날을 맞이하여
  • 장세광
  • 승인 2014.09.30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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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국군의 날’은 공휴일이어서 좋기도 하였지만, 아이들과 함께 국군의 위용을 참관하면서 군대에서 근무했던 일을 자랑(?)하는 행사였다. 물론 지금도 일반인에게 국군을 홍보하는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과거보다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

 국군의 날 지정은 1950년 10월 1일 우리의 군대가 38선을 돌파한 날의 의의를 살리기 위해 제정되었다고 하는데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기점으로 군을 신뢰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한 날이므로 믿음직한 국군의 위용을 다시 보고 싶다.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군대 신뢰도가 10점 만점에 4.67점으로 나타나 전년도 조사보다 가장 많이 하락하였으며, 다른 여론 전문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서도 정부 기관들의 신뢰도가 낮게 나타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리얼미터에 따르면 시민단체를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이 22.4%로 1위였고, 정부의 주요 기관은 5위 군대(3.9%), 6위 법원(3.1%), 7위 국회(2.7%), 마지막 8위가 검찰(2.5%) 순이라고 하니 그래도 다른 기관에 비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난 2009년 12월 조사와 비교해 사회기관의 신뢰도는 상승했지만, 국회, 법원, 정부, 검찰 등 국가기관의 신뢰도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특히 군대는 7.2% 하락으로 가장 컸는데 이는 군 내부 폭력을 비롯한 각종 군 관련 사고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GOP근무 후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사건에서부터 자살한 사고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많아지면서 자식을 군대에 보내도 되는지 불안하다는 부모들이 많다고 하며, 젊은이들도 군 기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과거에 없던 관심병사라는 용어가 나오면서 새롭게 부각되는 관리대상자의 내용 중 B급 중점관리대상과 함께 GOP에 근무한다는 것을 상상하면 언제 임모 병장과 동일한 사고가 발생할까 두렵게 느끼지 않을 부모는 거의 없을 것 같다.

 더욱이 방송에서 군대관련 예능이 인기가 많아지자 확대하고 있었는데 가혹행위와 폭력으로 얼룩져 있는 일부 병영 문화의 실상을 웃음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많아지면서 일부에서는 폐지하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사태는 병영 내 폭행 등 각종 악습 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병영 문화에 원인이 있으며, 실제로 경찰청에 따르면 군 입대를 피하고자 병역법을 위반하는 건수가 5년간 40%이상 급증하였다고 하니 기피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의 사건에 연루된 아들의 문제로 도지사가 사과하고, 동생 문제로 인한 광고 퇴출 요구로 곤욕을 치르는 연기자의 피해를 생각하면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며, 정부는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믿음직한 군대, 가고 싶은 군대로 개선해야만 하겠다.

 최근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로 관객 1,700만 명이상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영화 ‘명량’은 리더의 소통에 관한 중요성을 나타냈다고 하여 많은 기업체에서 단체관람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사실 상사와 부하, 동료 간에 소통이 원활하다고 하면 지금처럼의 사건 사고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에게는 잘 보이려고 애를 쓰는 문화에서는 소통이 잘못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일부 몰지각한 간부들의 근무이탈, 성적으로 부하를 핍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성 관련 사건, 총기로 부하들을 위협하는 사건들은 전시상황이라면 즉결심판을 통해 제재해도 당연하다고 보는데 현재 휴전상황이란 걸 잊은 것 같아 정신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

 이외에도 수사권과 기소권 문제로 정부와 국회, 유가족을 힘들게 하는 세월호 참사에서 만약 구조전문 함정인 통영함이 발생현장에 투입되어 한사람이라도 구조했다면 해군은 국민들에게 비난보다 찬사와 신뢰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당시 국방부는 음파탐지기와 수중 무인탐사기의 성능에 문제가 있어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고 했는데 감사결과 70년대 건조된 평택함과 비슷한 성능의 2억원 상당의 음파탐지기를 방사청이 41억원에 사들여 설치했다고 하니 반드시 파헤쳐 책임을 묻고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 대에 1,200억원 정도에 구입하기로 한 전투기는 미 국방부에서도 결함 문제로 부정적인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하고, 군사전문지인 IHS 제인스디펜스도 단거리 공격이나 일상 정찰 같은 활동에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싸다고 평가했다고 하니 매수자 입장에서 여유를 가지고 재고할 필요가 있다.

 방위사업 관련 계약은 대부분 기밀사항이라고 하면서 접근을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제품에 결함이 있는 것도 적에게 정보가 들어가면 되지 않기 때문에 기밀이라고 방어하여 외부 기관의 관리 감독이 쉽지 않다고 하니 혼탁할 수밖에 없겠다.

 천문학적인 국방비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하기 위해서 국방부는 기밀이라는 막을 제거해야 하며,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병영문화의 개선, 방사청의 인사교류를 통해 적체되지 않도록 하는 것 외에도 부패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감사, 관계자의 재산신고 등으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실천해야 하겠다.

장세광<전북의제21 대외협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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