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꼴"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꼴"
  • 우기홍 기자
  • 승인 2014.09.3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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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지방선거가 열린 지난 6월4일 밤늦은 시간. 개표가 마무리 단계로 당시 황숙주 순창군수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당선 확정을 축하하려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기자도 당선소감 등 다음날 아침 보도될 기사를 준비하고자 현장에 있었다. 이때 선거운동원 한 사람이 몇몇 사람을 지목하며 나지막이 "저분들은 어찌 왔을까요. 다 된 밥에 숟가락 얹으려는 꼴이네요" 라고 기자에게 토로했다. 선거과정에 별다른 역할도 없다가 당선이 확정되자 슬며시 유공자 틈에 섞인다는 표현이었다.

 세상 살다 보면 이런저런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볼썽사납고 낯뜨거운 것은 자신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상대방이 땀 흘려 노력한 결과의 일부를 공유하는 속칭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것’이다.

 이보다 더 흉한 것은 상대방이 천신만고 노력 끝에 수확한 열매를 ‘아예 다 된 밥을 솥까지 가져간다’는 식으로 가로채는 것이다.

 순창군 공약 가운데 일부 사업 추진과 관련해 특정인 등의 최근 행보가 지역 참새(?)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이 공약사업은 황 군수를 비롯한 군의 과장 및 관계 공무원들이 그동안 2년여에 걸친 온갖 노력으로 그 성과가 눈앞에 다가온 것은 공직사회나 일부 군민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인 등이 해당 사업의 예산 등 전권을 가진 상급기관을 찾아 적극적인 사업추진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입방아의 단초가 됐다. 군 관계부서에 확인한 결과 상급기관을 찾기 전에 미리 군에 현재 사업추진 과정이나 관련된 자료요구 또는 확인도 없었다.

 물론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과 주민을 위한 각종 사업의 추진에 자신의 힘을 보탤 수는 있다. 하지만 ‘다 된 밥에 숟가락 얹는 꼴’이거나 ‘다 된 밥을 솥까지 아예 가져간다’라는 식의 보탬은 도덕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얘기가 있다. 뻐꾸기는 주로 붉은눈오목눈이 같은 작은 새들의 집인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뻐꾸기 알이 다른 새들의 알보다 먼저 부화한다. 그러면 뻐꾸기는 용케도 알아서 다른 새의 알들을 둥지 밖으로 내던진다. 먹이를 독차지 한 뻐꾸기 새끼는 가짜어미보다 크게 자라서 날아가버린다.

 뻐꾸기는 정말 염치가 없는 새다.

순창=우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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