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鳴梁)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영화 명량(鳴梁)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 황의영
  • 승인 2014.09.30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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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가 왜 이렇게 안 되는지 모르겠어요? 안 되네 안 되네 해도 이렇게 안 될 수가 있나요? 아이엠에프(IMF) 때보다도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 점포임대료도 못 낼 것 같아요.” “아주머니도 그만두게 하고 집사람과 같이 둘이서 겨우 꾸려나갑니다.” “과일값이 폭락했는데도 사가는 사람이 없네요.” “점심때 손님들로 벅적거려야 할 식당 안에 파리만 날리고 있네요.” 요즘 내가 들렸던 음식점, 옷가게, 과일가게, 재래시장 등에서 사장님들의 탄성과 절규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원래 장사가 잘돼도 잘 된다고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엄살만은 아닌 것 같다. 정말 장사가 안되는가 보다. 장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땅이 꺼지라 내쉬는 한숨과 걱정하는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아프고 아리다.

 이런 극심한 불경기에도 대박을 터트려 국민들 입에 오르내리며 우리를 즐겁게 해준 사업이 있다. 영화 ‘명량’이다. ‘명량’은 7월 30일 전국 1,159개 스크린에서 개봉됐다. 개봉 2일 만에 100만,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개봉 두 달이 못 된 9월 24일 현재 누적 관객 수가 1,758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제까지 흥행 1위였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가 세운 1,360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대기록이다. 미국에서도 개봉된 ‘명량’은 순항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더 동원하고 돈을 더 벌어들일지 알 수 없다.

 ‘명량’은 김한민이라는 젊은 감독이 만든 영화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며 존경하는 위인 중 으뜸인 불세출(不世出)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무공을 그렸다.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명량대첩(鳴梁大捷)’을 그린 전쟁액션대작이다. 같은 해 7월 원균의 조선수군은 ‘칠천량해전’에서 왜군에 대패하여 배 12척만 남았고 사기는 땅에 떨어져 지리멸렬(支離滅裂)하며 궤멸(潰滅) 직전에 있었다. 국가의 명운이 풍전등화(風前燈火) 누란지세(累卵之勢)에 달렸을 때, 모함을 받아 옥고를 치르고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은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제수되어 왜군과 싸운 ‘명량해전’에서 기적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대승을 거두어 세계사에 기록됐다.

 영화 ‘명량’이 이렇게 어려운 국내경제 속에서도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관객을 동원하여 한국의 영화역사를 새로 쓰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영화를 본 여러 사람들 얘기를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순신장군의 위대한 업적이 애국심을 북돋웠다고 한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장군의 업적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장군이 바다를 지켜줬기 때문에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다는 점은 이 시대 누구에게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둘째, 이 시대 우리 사회에 이순신 같은 위대한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 하겠다. 근래에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꽃다운 청춘들을 수장시킨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들이 크게 슬퍼하고 선장의 무책임, 지도층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대해 분노하고 있을 때, 나라와 백성을 섬기는 장군의 리더십은 목말라하는 국민들에게 감로수가 됐다. 셋째, 국민배우 ‘최민식’이 전설적인 영웅 ‘이순신’을 연기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하는 이순신 장군역에 우리나라 최고배우 최민식이 맡아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기타 조연급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영화를 더욱 돋보이기 했다. 넷째, 여름방학기간인 7월 30일에 개봉되어 많은 학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역사의 위대한 인물 영화이기에 학교마다 단체관람으로 많은 학생들이 영화를 관람하였다. 이러한 이유 외에도 역사적으로 수많은 침략과 굴욕의 식민통치까지 받았던 일본을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싸워 이겼고 그것도 세계사에 길이 빛나도록 통쾌하게 이겼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카타르시스(Catharsis)를 해소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명량’에 열광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시대에 볼 수 없는 충무공의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크고 작은 조직의 지도자들이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본받아 조직원들의 신뢰받을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기를 영화 ‘명량’의 돌풍이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 사회에 많은 이순신과 같은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많이 나오기를 기원한다.

 황의영<전북대 무역학과 강의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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