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계속 증가세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 계속 증가세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4.09.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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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전북도민일보 DB.

지난 11일 완주군 톨게이트에서 한 승용차가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수석과 운전석 뒤에 타고 2명이 사망했고 나머지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차량 운전자는 74세 고령으로 정산소에 이르러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전방에 있는 연석 충격,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 제동장치 불량과 운전자 주의의무 위반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최근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가 급증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노인 운전자를 위한 맞춤형 적성검사 등 제도적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65세 이상 노인 운전면허 소지자는 지난해 8만 3천549명보다 9천여 명 증가한 9만 2천689명으로 조사됐다. 81세 고령 운전자도 지난해보다 1천 명 가량 증가한 5천45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노인은 노화로 인한 운동력, 인지반응, 위험예측능력 등 신체적 능력의 저하가 오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지지만, 이를 예방하는 운전면허 적성검사는 다른 연령대와 똑같이 5년마다 적용되고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도내에서 발생한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는 지난 2003년 1천225건에서 지난해 1천889건으로 10년 사이 54%나 증가했다. 사망자 수가 28명 늘어난 147명, 부상자수는 778명이나 증가해 2천072명에 달했다.

올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1천451건이 발생해 98명 사망, 1천565명이 다치는 등 지난해 사고 건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지난 2012년 도로교통법상 1종 면허를 취득한 65세 이상 노인운전자들의 적성검사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됐지만 실질적인 대책으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적성검사도 시력 위주의 형식적인 검사가 전부여서 사고 위험이 있는 운전자를 가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70세 이상을 제외한 2종 면허 운전자들은 적성검사 없이 갱신만 하면 돼 70세 미만 고령 운전자에 대한 검증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전북면허시험장에는 매일 2~3명의 운전자가 시력 저하로 1종에서 2종으로 면허를 변경하고 있으며 이중 대부분을 65~70세 사이 노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민 황모(37)씨는 “일흔이 다 된 부모님이 운전하시는 만큼 노인 운전자를 만나게 되면 배려하고 양보하는 편이다”며 “하지만 서툰 운행으로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고령의 운전자들에 대한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도내 한 교통 경찰관계자 역시 “현행 5년인 고령자 면허갱신주기를 단축하고 치매나 우울증 등의 검사 항목을 추가하고 검사 대상도 면허 전체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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