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사랑하는 선생님께
여름, 사랑하는 선생님께
  • 유현상
  • 승인 2014.09.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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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상 원장의 초등 글짓기]

  여 름
  천천초 4학년 조미연
 

 나무 위로
 엷은 구름이 흘러가네.

 산모퉁이
 돌아오는 언덕위에
 지친 송아지가 누워있네.

 벌거벗은 꼬마들
 냇물 속으로 뛰어드네.

 은빛 햇살이
 물 위로 쏟아지네.

 여름은
 한폭의 구름이네.

 사랑하는 선생님께
 옥천초등학교 2학년 이도현

  오늘은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이에요. 아침부터 노란 장화를 신고 신나게 학교를 왔어요. 저 멀리서 우리를 기다리는 선생님을 보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선생님께서 “ 도현아, 걸어와! 넘어진다!” 라고 했지만 저는 후다닥 뛰어서 달려갔지요. 옆에 가는 태용이보다 빨리 선생님께 가고 싶어서였어요. 저는 비가 오면 참 좋아요. 우산을 가지고 놀 수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장화도 신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도 비가 오면 좋은지 궁금해요. 오늘 일기장에 써 주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공부랑 재미있는 놀이를 가르쳐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오늘 즐거운 생활 시간에는 선생님이 가르쳐 준 전통 춤사위는 조금 어렵긴 했지만 재밌었어요. 보자기를 손에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니까 더욱 신났어요. 쉬는 시간에는 보자기를 가지고 친구들과 함께 슈퍼맨 놀이를 했어요. 선생님께서 보자기를 저랑 진석이 목에 멋지게 묶어 주셨어요. 거울 앞에서 본 제 모습이 마치 진짜 슈퍼맨이 된 기분이었어요. 진석이는 꿈이 슈퍼맨이 되는 거래요. 그래서 제가 같이 달리는 거 연습해 줬어요. 다음번에는 계단에서 뛰어 내리는 걸 해 보고 싶어요. 그런데 조심해야겠어요. 다치면 아프니까요.

  저는 방학보다 학교 나오는 날이 참 즐거워요. 친구들이랑 같이 국어랑 수학 공부도 하고 선생님이랑 같이 춤도 배우니까요. 선생님이 우리 반 선생님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다른 반 선생님은 너무 무서운 것 같아요. 선생님은 화도 잘 안내고, 공부도 잘 가르쳐 주시니까 좋아요. 앞으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급식시간에도 맛없는 음식까지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을게요.

  항상 선생님께서 “잘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라고 가르쳐 주셔서 저도 열심히 노력하는 2학년 도현이가 될게요. 선생님 사랑해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학년 도현이 올림
 

 <심사평> 

 글을 쓸 때 처음부분에서 멋있게 시작하였더라도 가운데 부분에 흥미가 없어지면 책을 놓아버리게 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가운데 부분에서도 흥미와 주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해야 합니다.

 천천초 4학년 조미연 어린이의 ‘여름’ 동시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슬기롭게 잘 보내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흥미 있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선하지요? 도시 아이들이 참 부러워하겠네요. 그런데 왜 여름을 한 폭의 구름이라고 표현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옥천초 2학년 이도현 어린이의 ‘사랑하는 선생님께’ 편지글을 읽고 있으니 도현이가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선생님도 부모님 못지않게 사랑하고 있답니다. 단지 공부를 해야 하니까 좀 힘들게 하지요. 그런데 선생님과 재미있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공부도 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글감 모두를 다 쓰고 싶겠지만 하나만 잡아서 쓰면 훨씬 흥미가 있어 좋답니다.

 <유현상·전북과학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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