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새 틀을 짜야 한다.
전주 한옥마을, 새 틀을 짜야 한다.
  • 나종우
  • 승인 2014.09.23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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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제가 활성화 되면서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지방의 전통을 찾거나 아니면 그 지역에 적합한 테마를 발굴하여 관광 상품으로 내 놓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지역의 경제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각종 축제개최, 문화재 및 관광명소 정비 및 홍보, 그리고 전통 숙박시설 마련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면서 홍보하고 있다.

그러한 것들 가운데 어떤 집단 거주지의 모습들을 정비하거나 복원하거나 새로 조성하는 것들이 근래 들어 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와 전통을 보이면서 향수도 자극하고 관광상품으로 뜨고 있는 것이 ‘한옥촌(마을)’ 이라고 할 수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이나 경주의 양동마을 같은 경우는 마을의 역사가 오래되었기에 차치하더라도 서울의 남촌, 북촌, 공주의 한옥마을, 이천의 한옥마을 , 강릉의 한옥 마을, 고창의 한옥마을 등과 기타 여러 곳의 한옥 마을 들이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몇 년 사이에 조성되어지고 있다. 공주의 경우는 공주가 충청감영의 소재지였던 만큼 한옥마을을 컨셉으로 잡아서 가꾸고 있다. 그리고 한옥마을과 더불어 공주에서는 알밤을 공주 특산물로 내세워 군밤 막걸리 같은 것도 생산하고 있다.

강릉에서는 강릉시 국토교통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신 한옥마을 R&D 인증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R&D사업비 30억을 지원받아 추진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2년에 걸쳐 조성되며 한옥체험시설 19동, 부대시설 1동을 포함해 총 20개동으로 신축돼 오죽헌 및 선교장에 인접해 전통문화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되며, 동계올림픽 개최 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한옥체험시설을 제공하게 된다.

 경기도 이천시에 전국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 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한옥주거단지에는 총280세대의 한옥을 세대 당 대지면적 450~600㎡에 분양면적 60㎡~180㎡형의 개인별 맞춤설계형으로 짓게 된다. 또한 이번 한옥마을 조성단지 내에 한옥리조트호텔이 지어져 객실 350실과 더불어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상에서 몇 군데를 살펴보았는데 우리 전주 한옥마을이 새로운 변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있다고 본다. 관광객 수만 하더라도 300만에서 지금은 700만 까지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전주의 한옥 마을은 지금까지는 전국어느 곳보다 선발주자로 앞서가고 있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금 새 뒤처지게 될 것이다.

  지금 전주 한옥마을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하는 물음과 함께 다시 오고 싶은 곳이라고 말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새롭게 한옥마을 조성을 시작하고 사업들을 펼치고 있는 공주, 강릉, 이천 등의 새로운 계획들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한편으로는 기존의 한옥마을 들 예컨대, 서울의 남촌, 북촌, 양동마을 등이 어떻게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는가를 보아야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는 전주한옥마을의 특성, 그 정체성을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주변과 하나로 연결되는 새 틀을 짜야 되리라고 본다.

 우선 한 가지 예를 들면 승암산(치명자산)아래 에서 전주천을 따라 다가산 까지 가는 전주천 양쪽의 문화유산들을 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곳에는 19세기에서 20세기 초 까지의 전주의 독특한 선비정신이 깃들어 잇는 곳이다. 또한 오목대, 치명자산, 경기전, 전동성당, 남문시장, 완산칠봉, 다가산, 서문교회, 구 예수병원터, 신흥, 기전학교 등 모든 유적들이 이처럼 거의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서는 드물다.

  몇 년 전 필자는 전주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자는 학술발표를 하면서 당시 우리나라 유네스코 전문가들과 상의 했을 때 이구동성으로 이점을 필자에게 지적해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발굴하여 이 유적들에 옷을 입히는 작업도 필요하다. 당시 이곳을 중심으로 생활했던 선비들의 구국항일정신, 또 1894년 4월 26일부터 5월8일 까지의 동학군의 행적(동학과 관련된 곳으로는 용머리고개, 완산칠봉, 초록바위, 서문터, 풍남문, 경기전, 감영터, 객사 등)을 다시 넣어야 된다. 지금 어떤 안내문에도 동학관련 내용은 거의 없다. 앞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옷을 입힌 한옥마을로 새 틀을 짜야만 전주는 세계의 명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종우<원광대 명예교수·전주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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