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군대폭력 누구를 원망하랴?
학교폭력, 군대폭력 누구를 원망하랴?
  • 한기택
  • 승인 2014.09.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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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이오’ 타령이 우리를 어렵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

 세월호 참사(慘事)가 발생한 지 5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입법의 책임자이며 지성의 전당인 국회가 세월호 특별법을 여·야 협상을 통해서 만들지 못하고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으며 심지어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외치는 등 여·야가 서로 ‘네 탓이오.’ 타령을 하며 국회 본연의 입법 활동을 게을리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국회의원들이다.

 만약에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을 만드는데 ‘이렇게 했으면 한다.’고 하면 ‘대통령의 월권(越權)’이라고 외치며 장외로 나갈지도 모른다.

 세월호 특별법을 가지고 이렇게 여·야가 ‘네 탓’ 타령만 하고 있으니 여당, 야당 모두 지지율이 떨어지고 식물국회라는 지탄을 받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러한 ‘네 탓이오’ 바람은 학교 폭력, 군대폭력에서도 예외는 아니며 ‘네 탓’ 타령의 악순환이 우리 사회를 심하게 흔들며 불안하게 하고 있다.

 부모는 ‘학교의 인성교육’ 문제를 지적하고, 학교는 ‘가정교육과 사회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사회와 국민들은 ‘국회와 정부의 무능’을 탓하며 ‘네 탓이오’ 타령에 빠져 있다.

 만약에 국회와 정부에게 묻는다면 아마 국회와 정부는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며 ‘가정과 학교에 책임이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학교폭력, 군대폭력은 【가정-학교-사회-국회·정부-가정】을 빙글빙글 돌면서 ‘네 탓이오’타령을 신나게 부르며 전전긍긍(戰戰兢兢)하고 있는 가운데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김해 모여고 학생 살인 사건’ ‘따돌림 폭력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 ’등 굵직굵직한 뉴스가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그래도 꾸준히, 거짓 없이, 말없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밤낮없이 감시하는 CCTV뿐이다. CCTV는 분명하고 자세하게 본대로 사실대로 가감 없이 진실을 밝혀주고 있다.

 고도산업사회, 고학력사회, 정보화 사회가 되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교육을 비판하는 수준, 정치를 평론하는 수준은 ‘교육 9단’, ‘정치 9단’이라고 할 정도로 급상승하였으나 일부 그릇된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눈치 9단’, ‘핑계 9단’ ‘은폐 (隱蔽) 9단’으로 발전하며 우리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니 큰일이다.

 요즈음 대부분 가정은 아들, 딸을 한 명이나 두 명을 두고 있어서 모두가 왕자이고 공주일 뿐만 아니라 맞벌이 부부가 많으며 성적 제일주의의 사회에서 살다 보니 친구가, 친구가 아니고 이겨야 하고 짓밟아야 할 경쟁자이니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인성교육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은 인성덕목 중 ‘예의’와 ‘정의’는 높은 반면 ‘성실’과 ‘자기조절’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포털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꼽은 최고의 ‘자존감’ 도둑은 ‘엄마’로 나타났다.

 이 두 통계가 청소년들의 ‘성실’, ‘자기조절’ ‘자존감’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해 주고 있다.

 전군(全軍)에서 GOP근무가 불가능한 특별관리대상이 1만 7천명이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인데도 학교폭력, 군대폭력이 일어날 때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하면서도 그 책임에 대해서는 ‘네 탓이오∼’ 라는 노래를 합창하면서 《가정-학교-사회-정부-가정》을 빙글빙글 도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으니 큰일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인데 누구를 원망하랴.

 우리는 어려울 때에 힘을 모아 슬기롭게 이겨나간 저력이 있는 위대한 민족이라고 자부하고 있지 않은가?

 서로 ‘네 탓이오’ 타령만 하지 말고 부모는 ‘세 살 버릇의 책임’, 학교는 ‘인성 교육의 책임’, 사회는 ‘모범시민의 책임, 국회와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책임’에 대해 각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며 힘을 모을 때에 학교폭력, 군대폭력은 먼 옛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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