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6. 스페인서 배운다2
[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6. 스페인서 배운다2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09.14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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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스페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약 6,000만 명.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다. 수입 면에서 보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관광수입이 스페인 총 GDP의 10%를 차지한다. 지중해변에 위치한 바르셀로나는 관광대국 스페인에서도 가장 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2013년의 경우 약 7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다. 외국인 관광객으로는 프랑스인, 영국인, 미국인이 모두 62만 명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러시아인도 23만 명을 넘어섰다. 증가율면에서 러시아인이 단연 최고다. 바르셀로나가 외국인들이 찾는 관광지로 인기가 높은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바르셀로나 공항이, 도보거리에 바르셀로나 국제항구가 있다. 또 하나는 파리, 밀란, 취리히로 연결되는 국제편 열차가 시내 중심에서 이뤄진다.

 교통오지인 전주와는 비교할 수 없는 SOC(사회기반시설)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전주에 연간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온다. 상식으론 이해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전통문화인 맛과 멋을 전주에서만 느낄 수 있기에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찾는다. 여기에 인근지역에 공항과 항구, 철도 등 SOC 시설이 보강되고, 쇼핑과 야간관광콘텐츠를 접목한다면 700만 명, 1,000만 명 관광시대 개막도 불가능한 일만은 결코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연계하고, 벨트화시키느냐에 달려있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없다

 바르셀로나는 휴양도시로서의 특징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로마 수로교, 로마성벽, 로마 사원, 로마 무덤 등 2000년 전 ‘로마 유적지’들이 구도심 일부 지역에 남아있다. 구도심 ‘고딕지구’에 가면 ‘산따 마리아 델 마르 성당’ 등 고딕양식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사이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치 중세의 골목길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격동의 시기였던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구웰공원’, ‘성가족성당’, ‘까사밀라’ 등과 같은 모더니즘 건축물들은 바르셀로나를 다른 도시와 차별화시키는 또 다른 아이콘이다. ‘악바르타워’ 등과 같은 현대적인 건축물들 또한 바르셀로나를 아름답게 하는 요소다. 바르셀로나는 한 시기의 도시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같은 공간에 공존하는 마법의 상자와 같은 도시다. 바르셀로나는 피카소, 미로, 달리로 이어지는 스페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도시답게 도시 곳곳에 예술적인 향기로 가득하다. 소설 ‘바람의 그림자’, 영화 ‘향수’의 주 촬영지로서의 매력 또한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이다. 바르셀로나 특유의 향기는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걷노라면 누구나 시인이고, 소설가가 된다.

 바르셀로나의 다양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보께리아시장’과 같은 컬러풀하고 활기찬 재래시장, 세상의 유일한 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람블라스거리’, 아름다운 항구와 해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는 FC바르셀로나 축구팀, ‘인간탑쌓기’와 집단군무 ‘사르다나 춤’, 그리고 화려한 불꽃놀이 ‘꼬레폭’으로 대표되는 바르셀로나만의 전통놀이들, ‘그라시아 축제’ 등 동네별 다양한 축제들, 다양한 먹거리들은 관광객들에게 지겨울 틈을 주지 않는다.

 민관 공동 컨소시엄이 키워드
 

 바르셀로나 도시관광 진흥 업무는 전적으로 바르셀로나관광청(Turisme de Barcelona)이라는 민관 공동의 컨소시엄을 통해 이루어진다. 도시행정과 관광정책을 이원화한 것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도시와 관광은 하나가 되어 연중 돌아간다. ‘Turisme de Barcelona’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개최한 후 조성된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1993년 바르셀로나 시청과 바르셀로나 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되어 만든 민관 공동 컨소시엄이다. 일반적으로 도시관광 진흥은 시청을 주축으로 이루어지는 데 반해 바르셀로나의 경우는 민관 컨소시엄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다른 점이다. 

 1992년 올림픽 이후 바르셀로나 관광진흥정책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시청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지속발전 가능한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2010년에 Turisme de Barcelona로 하여금 ‘Turisme 2015 BCN’이라는 전략 프로그램을 수립하게 했다. 이후 ‘Turisme 2020 BCN’을 추가로 수립하는 등 바르셀로나 시청은 관광진흥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렸다. 실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은 Turisme de Barcelona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한 가지 특징은 2012년 11월부터 숙박업소 숙박객들에게 1인당 0.65~2.25유로의 관광세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2013년 12월까지 4,200만 유로의 관광세를 징수했다. 이 재원은 관광자원의 개량 및 개선, 도시홍보 등에 사용하고 있다. 관광세가 부과되고 유적지 입장료가 계속해서 오르는 등 관광객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불편하고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행정이다. 하지만, 이런 재원을 활용해 지속발전 가능한 관광도시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 바르셀로나의 특징이다.

 시민을 최우선하는 접근법 배워야

 눈을 돌려 ‘맛과 멋의 본고장’ 전주(全州)를 보자. 모래속에서 한쪽 면이 노출돼 햇빛을 반사하는 진주가 지금의 전주다.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를 담고 있는 곳. 그 중심에 한옥마을이 있다. 한스타일(한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곳 또한 전주다. 한복, 한식, 한옥 등 의식주(衣食住)의 전통문화와 한국소리(판소리)와 한지(韓紙)의 문화 역시 타 도시가 부러워할 자산을 간직하고 있다. 이른바 ‘5대 한스타일’(전통문화)을 모두 갖추고 있다. 더욱이 전주는 도시공간적, 문화적으로도 경계가 없다. 전주는 과거와 현재를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신진호 BCN solution 대표는 “시민의 편의와 삶의 질 향상을 우선시하면서, 이를 통해 관광객의 편의성 역시 향상된다는 것을 전주시는 배워야 한다”며 “시민의 권리와 편의를 뒷전에 두는 관광진흥정책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시민, 관광업 구성원, 시청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만이 지속발전 가능한 관광도시를 담보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몬세 쁠라나스(Montse Planas) 바르셀로나관광청 홍보전략팀장 

 - 바르셀로나 관광청(Turismo de Barcelona) 홍보전략팀장으로서 볼 때 관광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올림픽이 개최되던 1992년만 하더라도 바르셀로나는 관광의 도시는 아니었다. 바르셀로나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즈니스 상담과 전시회 같은 것에 국한되었지 관광을 목적으로 한 방문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못했다. 사람들은 바르셀로나에 휴가를 보내러 오지 않았다. 그래서 주말이나 여름이면 도시는 텅 비었다. 그러나 보다시피 지금은 정 반대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 것보다 더 많은 타지 사람들이 휴가를 보내러 바르셀로나에 온다.

 - 바르셀로나가 관광도시로 발전하는데 바르셀로나 올림픽 외에 어떤 것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나?

 ▲ 관광도시로서의 바르셀로나는 올림픽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올림픽을 개최하였다고 다 발전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바르셀로나의 경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효율적인 협력이 절대적이며 그 중심에 Turisme de Barcelona 컨소시엄이 있다.

 - 컨소시엄의 재원은 어디서 나오는가?

 ▲ 시의 지원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전적으로 공공부분과 민간부분의 협력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20년 전 컨소시엄의 자본금이 30만 유로였는데 지금은 5,000만 유로다. 시의 보조금은 오히려 20년 전보다 적다. 컨소시엄은 관료조직이 아니며 철저한 비즈니스 조직이다. 현재 1,000여개에 달하는 컨소시엄 참가자들의 사업 수익 중 일부가 컨소시엄의 재원이 되고 있다. 그리고 2012년 11월에 부과하기 시작한 관광세 역시 중요한 수입이 되고 있다.

 - 최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배낭여행객의 증가가 바르셀로나 관광수입구조를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있는데.

 ▲ 여행객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가장 적은 비용으로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바르셀로나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가격 비교는 호텔 등 관광업계에 가혹할만한 가격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바르셀로나에도 위기로 작용하고 있지만 열린 도시 바르셀로나는 특정 고객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 바르셀로나는 롤스로이즈를 타고 오는 관광객 뿐만 아니라 슬리퍼를 신고 오는 관광객도 두 손을 활짝 들어 환영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한성천 기자
 <자문위원> ▲배기철 전주기전대학교 교수
 ▲권대한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
 ▲신진호 스페인 BCN solution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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