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다
국어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다
  • 박기훈
  • 승인 2014.09.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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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교육부장관은 사교육 대책의 일환으로 2018년 대입 수학능력 시험부터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능영어의 절대평가전환은 아직은 검토하는 단계이고 사교육비 절감에 대한 실효성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공교육의 정상화를 원하는 교육계와 학부모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교육부가 수능영어의 절대평가를 검토하게 된 배경은 학부모들의 사교육 절감 외에도 영어교육 열풍으로 인해 왜곡된 교육을 바로잡고 조기유학의 폐해와 어학연수 비용 등으로 인한 막대한 국부의 유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교육전문가의 견해이다.

 한때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 전국을 강타한 적이 있었다.

 영어가 중요하다는 최고 위정자의 말 한마디에 교육부는 물론이고 TV를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여러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영어의 중요성과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앞다투어 설명하고 이에 대한 특집 방송과 특별 지면까지 만들어 가면서 영어 조기교육을 부추겼다.

 이런 영향으로 일반 유치원보다 몇 배나 원비가 비싼 영어 유치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조기유학 열풍으로 인해 막대한 국부의 유출이 발생했으며 홀로 남겨진 가장은 기러기 아빠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 이러한 기형적인 가족형태는 이혼, 배우자의 불륜, 기러기 아빠의 자살 등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수험생들이나 학원 강사들이 자주 인용하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는 대학을 포기한 것이고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사람)는 인생을 포기한 것이다“라는 말도 이즈음에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과 정성을 투자한 영어 조기교육과 조기유학의 결과는 성공적이었을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실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패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언어교육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학부모들을 부추긴 교육부 관계자와 교육전문가들에게 있다. 언어는 단순한 암기가 아니다. 인지능력과 지각능력과 사고능력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에게 너무 빨리 모국어(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가르치는 것은 언어 정체성에 대한 혼란만을 야기할 뿐이다. 이것은 모국어로 문장을 만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외국어로 작문을 하게 하는 것과 같다. 문장을 만든다는 것은 논리적인 사고능력이 갖추어져야 가능한 일인데 영어든 국어든 중국어든 간에 어떤 하나의 언어로 논리체계를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언어로 문장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아이가 다른 공부하는데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어린아이에게는 외국어 공부를 시키는 것보다 국어공부를 충실하게 시키고 책을 많이 읽혀서 전반적인 언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영어나 외국어공부는 단어를 읽고 뜻을 익히거나 간단한 문장 익히기를 통해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대체로 초등학교 4학년쯤부터 아이들 뇌는 전두엽 발달이 시작되는데 이시기에 아이들은 인지능력과 지각능력뿐만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력이 급격하게 발달한다. 저학년 때 독서와 충실한 국어공부를 통해서 기본적인 언어논리체계가 확립되어 있다면 영어로 된 동화나 쉬운 소설을 골라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면서 읽는 것이 중요하며 문장 속에서 단어나 관용어구가 어떻게 쓰였는지 파악하고 그 쓰임새를 국어의 표현방법과 비교하여 보는 것도 중요하다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고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점차 난이도 높여 가서 일정수준의 Reading능력이 갖춰지고 어휘력이 뒷받침되면 이를 토대로 과감하게 Writing에 도전해서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처음 작문을 할 때는 너무 문법적인 요소나 단어의 선택에 구애받지 않고 써나가는 것이 좋다.

 국어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된다. 국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부를 잘할 수 없다.

 박기훈<공부발전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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