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으로 쓴 전북 20대 총선 대예측
무협으로 쓴 전북 20대 총선 대예측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4.09.04 14: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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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80여 고수들이 진검을 간다

▲ 전북도민일보 DB.
 최고의 성검들이 겨룰 ‘20대 총선 무림’은 협곡에서 벌이는 생사의 전투가 될 것이다. 양쪽 곡면이 급경사를 이뤄 곡폭이 좁은 골짜기의 싸움엔 오직 전진만 있다. 머뭇거리거나 좌고우면하면 몰사할 수 있다. 한 번 움직이면 반드시 죽음을 가져오는 일행필사(一行必死)의 칼바람이자, 피를 봐야 쉴 수 있는 혈견휴( 血見休)의 전쟁터가 바로 협곡 전투다.

 중원의 패권을 손아귀에 쥐려는 무인들은 벌써 조심스럽게 준비에 들어갔다. 최강의 마검이 출전할 무력(武歷) 이천십육 년 사월 열사흘 날 싸움을 바라보는 검인들이 늘고 있다. 지역구를 장악한 십일 인의 현역 검자는 일합으로 상대를 제압할 살인도를 닦고 있고, 섶에 누워 온갖 괴로움을 참아온 도전 무사들은 피를 부르는 다양한 검무를 익히고 있다. 무림천하 제일인을 꿈꾸는 이들…, 음력 팔월 대보름의 달빛 아래 과연 새로운 전설을 시작할 것인가?

 ■ 뛰는 자, 복귀하려는 자

새정치민주 문파는 여름하늘의 먹구름처럼 어지럽고 뒤숭숭하다. 갑오년(甲午年) 유월의 방방곡곡 전투에 패한 후 달포 만에 치른 재보궐 대첩에서도 심한 자상을 입어 곳곳에서 신음소리가 들린다. 텃밭인 전북도부에선 어떤 문파도 속하지 않은 무소속 검객들에게 당한 유혈이 낭자할 정도다. 병신년(丙申年·2016년) 총선 무림에 나설 현역 검자들이 두려움을 뼈저리게 느끼며 뒤엉킨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려 사투를 벌이는 연유다.

 중앙당에서 전북도부의 패인을 면밀히 계산해 차기 대첩의 살생부로 쓸 것이란 풍문까지 나돌아 문파 내 검자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풍문엔 위태로운 검자의 이름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4년 전 문파 내 무도대회를 앞두고 열에 셋은 아예 출전권조차 주지 않았던 쓰라린 기억이 달빛에 전이돼 검자들의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만든다. 전주 성(省)의 윤덕 검자와 상직 검자가 백성의 마음을 잡는다며 조석으로 줄달음치고, 악산 성의 춘석 검자도 고을을 돌며 백성을 만나고 있다. 다른 현역 검자들도 중원의 풍향에 귀를 대며 지역을 샅샅이 누비고 있다. 자신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중에 호위 무사를 교체하고 문하생을 늘리는 검자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초가을 찬바람이 불며 도전장을 쓰려는 검객의 그림자도 성벽 근처에서 서성인다. 새 역사를 써야 한다는 역대 협객들이 하나 둘 모여 출전의 깃발을 올릴 태세다. 수년 전 문파를 떠난 무객과 지방 수령을 지냈던 유명 검객이 다시 돌아오겠다며 문파 내 복귀 심사를 청했다는 저잣거리 소문이다. 무림의 낡은 기운을 바꿔야 한다며 둥둥둥 청룡고를 울리며 달려들 혈기 왕성한 청룡 무사들은 ‘무림 판갈이’를 외칠 것이다. 새정치 문파의 대표 검자를 뽑을 ‘총선 무림 품도대회’는 앞으로 1년 남짓 남아 있다. 궁극의 무를 추구하는 무인들의 세계, 그곳엔 후퇴도 미련도 없다. 지금부터 오직 전진만이 있을 뿐이다.

 ■ 치는 자, 준비하려는 자

 새누리 문파는 모처럼 의기투합의 야수성을 회복하고 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오직 강함만이 절대선이다. 이런 무림의 진리를 멀리했던 여권 내 검객들이 뜨거운 가슴을 불태우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발단은 전북도부와 경계를 같이하는 전남도부 백성의 함성에서 시작됐다.

 순천·곡성 고을엔 새누리 문파에 몸을 깊숙이 담갔던 걸출한 검객 한 사람이 있었다. 언변이 뛰어나고 오직 의(義)와 협(俠)만 외쳐온 정현 검자가 고요하던 이곳 무림에 태풍을 불러왔다. “내 가슴엔 배고픈 호남 백성을 향한 한 마리의 용이 산다.” 그의 외마디에 고을 백성이 우르르 몰려 힘을 보탰고, 갑오년 칠월 하순의 재보궐 싸움에서 당당히 용들의 터전, 여의도에 입성했다. 전북도부의 새누리 문파 문하생들 사이에 이것은 벼락과 같은 충격이었다. 호남 벌은 새누리 문파에 험산준령(險山峻嶺)이 아니던가?

 당장 전주성 완산 고을의 운천 검객이 출전 채비에 나섰고, 지난 유월 방방곡곡 전투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철곤 검객도 소림의 기류를 바라보고 있다. 진무장·임실 성에는 희재 검객이 다시 검을 잡고 진두지휘할 태세다. 전북도부 새누리 문파의 수장인 항술 장군은 “역사를 뒤집어야 한다. 용광로의 불길로 우리 문파의 새로운 씨앗을 뿌리리라”, 결기를 다진다. 무예가 깊은 검객을 문파로 끌어들이려는 ‘검객영입 특별위원회’도 구성해 놓았다. 정현 검자가 썼던 ‘예산 폭탄’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무림의 영웅을 꿈꾸는 협사들이여, 긴장하라. 차기 전투에서 새누리 문파가 전북도부를 칠 것이다, 이런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 버티는 자, 제압하려는 자

 협곡의 싸움엔 정면 돌파 외에 각종 병법과, 책사의 술수도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검자의 부활을 꿈꾸고 명성과 명운을 회복하려는 고수들의 칼날이 번뜩일 것이다. 무림천하는 “이천십이 년 임진년(壬辰年) 용의 해에 있었던 총선대첩보다 이년 뒤의 싸움이 더 격렬하고 치열할 것”이라고 읊는다. 전장에 칼을 빼들고 나설 검객들도 과거 사십여 명에서 이천십육 년엔 족히 갑절의 규모를 나타낼 것이란 중원의 관측이다.

 절대강자만 손에 쥘 수 있는 열한 자루의 보검, ‘현역 검자’는 구도로 적을 가두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일거에 상대를 무력감에 빠지게 하는 구도 전쟁, 이것은 본방의 영토를 장악한 무인들이 버틸 수 있는 유리한 전략이다. 한때 고을 대표를 자처하며 장도를 빼들었다가 패배했던 ‘도전 검객’은 변화무쌍한 병법으로 현역을 제압하려 할 것이다. 새정치민주 문파의 품도대회 예선전을 앞두고 패배의 쓰라린 기억을 되뇌며 여론전과 역선택에 대비하고, 만약의 백병전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풍문이다.

 어떤 문파에도 몸을 담지 않은 무소속 검객들도 세를 형성해 전선을 구축할 것이다. 과거 열한 자루의 진검 중 한두 개는 이들의 수중에 들어갔다. 항간에는 벌써 ‘무문파 연대’ 관망도 솔솔 흘러나온다. 전북도부 열네 명의 성주 중에서 절반이 무문파여서 그 가능성을 내다보는 역술인들이 적잖다. 여의도 성(城)에 입성하려는가? 팔월 대보름을 바라보는 절정 고수들의 눈가에 어느덧 살기가 스쳐 지나간다.

 박기홍 기자

 
 *등장인물: 새정치민주연합 김윤덕 국회의원(전주 완산갑), 이상직 국회의원(전주 완산을), 이춘석 국회의원(익산갑),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순천·곡성), 정운천 새누리당 전주 완산을 당협위원장, 박철곤 새누리당 전 전북도지사 후보, 전희재 새누리당 진무장·임실 당협위원장, 김항술 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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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인 2014-09-05 11:14:04
재밌습다, 웃깁니다, 변화가 좋습다
무술인 2014-09-05 11:14:04
재밌습다, 웃깁니다, 변화가 좋습다
무술인 2014-09-05 11:14:00
재밌습다, 웃깁니다, 변화가 좋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