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대한 단상: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명절되기를
추석에 대한 단상: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명절되기를
  • 황경호
  • 승인 2014.09.0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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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코앞이다. 올 추석은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인데다 추석연휴는 대체공휴일제도가 처음으로 적용됐다. 즉 설날이나 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그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이 공휴일로 되어 연휴가 하루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체공휴일제도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경우 의무 적용이지만 일반기업은 재량사항이기 때문에 시행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또한, 이번 추석 보름달은 지난달 11일(음력 7월16일) 올해 들어 가장 컸던 ‘슈퍼문’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관찰될 것으로 예상하는 보름달은 지난 1월 가장 작게 보였던 것보다 약 13% 정도 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올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특징을 보이며 우리를 들뜨게 하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우리사회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온전히 기뻐하며 즐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무엇보다도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그대로인데다 연이은 재해 및 엽기적 사건 사고, 그리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비도덕적인 행태들이 만연되면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하는 등 높은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오히려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듯하다. 향후 불투명해져가고 있는 경제전망과 급증하고 있는 국가 부채,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집단적 이기주의, 정부의 이해 못 할 정책추진, 그리고 일부 자치단체장의 막가파식 행태 등도 우리를 슬픔과 안타까움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사회는 갈수록 메마름과 찬 기운이 휘몰아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추석을 맞아 각종 시설을 비롯한 소외계층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많은 물품 및 성금들이 줄을 이었었지만 최근 들어 급감하던 중 올해는 아예 미미한 발걸음조차도 거의 끊긴 형편이라며 연일 언론이 떠들어대고 있다.

 이에 반해 대체 공휴일로 휴일이 늘어난 올 추석을 맞아 해외여행 등을 위한 인천공항 이용객은 하루 평균 13만 명으로 연휴 동안 무려 90여만 명에 달할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추석에 비해 20만 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물론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 등을 통한 즐거운 추억 쌓기와 함께 휴식도 꼭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이웃이나 사회적 약자 또한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 긴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걱정하는 이웃들이 너무 많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된 이웃들,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가족, 그리고 졸지에 사랑하는 자식 등을 잃어버린 사람 등이 바로 그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도움과 함께 그들을 배려한 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본래 추석 한가위는 농사를 짓던 우리 조상들이 가을걷이를 하면서 여러 신께 제사를 지내고 준비한 음식을 함께 나누며 부모와 자식, 이웃과 마을, 그리고 각 계층 간의 소통을 통한 다양한 문화교류의 장이 되었었다.

 하지만, 눈부신 성장의 혜택으로 불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속의 화면으로 명절 풍습을 검색하며 신기해할 정도로 우리사회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그렇더라도 한가위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이맘때가 오면 모두의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흔히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들 말한다. 그동안 각박한 일상사들로 주위를 살필 여유가 없었다면, 올 추석을 통해서라도 소박하고 따뜻한 정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거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좋은 덕담 한마디씩이라도 건네는 것으로 시작해보자. 피로도가 극에 달하는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따뜻한 정을 나눠 가슴속 깊이 희망의 씨앗을 뿌려 나가는 것이 모두에게 최고의 힐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넉넉하진 않지만 나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배려하고 나누어 우리 주변에 소외된 이웃 없이 국민 모두가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슈퍼문 한가위를 기대해본다.

 황경호<전주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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