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을 이어온 자부심, 부와롱 샤르트러즈 와인
250년을 이어온 자부심, 부와롱 샤르트러즈 와인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4.09.01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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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발위 기획취재 <완>

시식중인 관광객들

프랑스 중남부의 발효 식품의 종착역을 부와롱(VOIRON)에 위치한 샤르트러즈(Chartreuse) 와인으로 정했다. 샤르트러즈 와인은 한마디로 표현해 ‘100여 종이 넘는 꽃과 약초를 발효와 증류 작업을 통해 만들어낸 약초 물’로 알코올 도수가 가미되면서 이 고장의 전통 술로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명품 와인이다.

1764년 수도원의 수도승에 의해 만들어진 이 발효, 증류 와인을 만나기 위해 현장을 찾았을 때 마침 샤르트러즈 탄생 250주년을 맞아 곳곳에 안내글이 적힌 깃발이 시선을 끌었다. 지금도 단 4명의 수도승만이 이 맛을 만들어내고 유지할 수 있다는 신비한 샤르트러즈를 만나기 위해 먼저 지하에 마련된 저장 창고를 들어가 보았다.

샤르트러즈의 인기는 프랑스 전역에서도 유명해 20여 명의 프랑스 현지 관광객들과 우리는 지하 입구에서부터 탄성을 질렀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샤르트러즈

 ▲ 부와롱(Voiron)과 샤르트러즈(Chartreuse)

그르노블에서 북서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도시는 인구수는 2만명이며 2010년부터 그르노블 위성도시로 분류되고 있다. 부와롱은 그르노블(Grenoble), 샹베리(Chambery)와 샤르트러즈(Chartreuse) 지역과 마주하고 있다. 1605년 에스트레(Estrees)의 총사령관은 파리 보베르(Vauvert) 수도원에 있는 수도사들에게 그 당시 의학술에 쓰이는 대부분의 모든 약초의 명단이 담긴 원고를 맡겼다. 이 시대에는 오직 수도사들만이 약초에 관련된 지식을 전승해 나갔지만 그 원고의 출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35년 지면의 붕괴로 파리 수도원이 허물어짐에 따라 부와롱 지역으로 옮겨왔고 이 곳 수도원에서 끊임없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묘약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판매가 되었다. 바로 샤를르 수사만이 그르노블과 샹베리 시장에 내다 팔았다. 항상 같은 틀로 만들어져 온 장수의 묘약인 이 술은 오늘날까지 전해져 위대한 샤르트러즈라고 불려오고 있다.

제조시설물

 ▲ 신비의 묘약, 샤르트러즈

식물성 묘약으로 불리는 샤르트러즈는 그 도수가 69도까지 이른다. 130가지 이상의 약초가 포함된 브랜디(증류주, 화주)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놀라운 효력이며 보관방법에 유의해야 한다. 요 근래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식물성 묘약의 효과와 능력에 대해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지하 와인저장고

지하 저장창고는 숙성실이다. 참나무로 만들어진 수많은 대형 통들에 담겨있으며 1년 내내 12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각 통에는 색깔과 도수, 양이 표시된 눈금이 있으며 맛을 판단할 수 있는 수도승 두 명이 25km 떨어진 수도원에서 2주에 한번씩 이곳을 찾아 숙성 여부 등을 최종 판단한다.

지하 와인저장고

안내를 맡은 여직원은 궁금해하는 질문자의 모든 질문에 성심껏 답해준 후 길을 따라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면 증류작업실이 반긴다. 130종의 꽃과 풀의 증류작업을 거치는 작업으로 거대한 여러 개의 통을 통해 19세기 방식 그대로 7시간의 증류를 통해 식히게 된다. 

샤르트러즈 외관

 ▲ 세계가 인정, 100여 개국으로 수출

연간 200만 리터를 생산하는 샤르트러즈는 전 세계로 팔려나간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판로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판매되는 와인들

꿀과 호두 등을 가미한 와인 등 현재 9종의 와인이 탄생되고 있으며 부드러운 맛과 강한 맛 등 소비자의 입맛에 따라 구별도 했다. 재료가 꽃과 와인 여기에 꿀과 호두 등을 첨가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의 농산물 이용이 증가하고 있어 지역 농산물 판로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수많은 관광객이 이 작은 지역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 경제에도 활기가 돌기도 한다.

“250년산 샤르트러즈 와인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지금도 최초의 와인이 있다’는 답변을 들어 맛을 보고 싶었지만 기회는 얻지 못하고 대신 다양한 와인의 맛와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까지 이루어져 지역에서의 샤르트러즈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필립 보이어(Philip Boyer) 디렉터

 <인터뷰>필립 보이어(Philip Boyer) 디렉터

 “샤르트러즈 와인은 말도 안 되는 역설의 술입니다. 시간이 250여 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신비롭고 어려우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이기 때문입니다.”

디렉터 보이어 씨의 샤르트러즈 와인에 대한 정의를 부탁한 후 들려준 답변이다.

130여 종의 식물을 이용한 와인으로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와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샤르트러즈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보이어 씨는 “샤르트러즈를 통해 주변 전 지역이 관광 명소가 되고 있어 관련 수입만도 엄청나다”면서 “고전의 맛과 정성을 이용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비결을 말했다.

보이어 씨는 “샤르트러즈가 매년 엄청난 물량이 팔리는 것이 수익을 위한 것도 있지만 전 세계 24개 수도원과 500여 수도승을 위한 기금으로 전달되는 만큼 더욱 정성과 사랑으로 와인을 제조해 이 지역과 프랑스를 알리는 데 힘을 다할 것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프랑스 =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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