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인터넷이 함께 만들어 가는 강(江)
사람과 인터넷이 함께 만들어 가는 강(江)
  • 이신후
  • 승인 2014.08.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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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셋째, 넷째인 쌍둥이들은 최근에서야 스마트폰을 처음 갖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족간의 대화가 부족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사주지 않고 있다가 세월호 사건에서 부모와 안타까운 SNS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집안 분위기가 많이 변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자기만의 공간으로 들어가 오직 스마트폰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입니다. 우려했던 바입니다.

 인터넷은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고 특히 스마트폰 세대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인터넷의 등장으로 옛날에는 소수 전문가들이 정보를 만들어 방송, 신문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하였는데 오늘날에는 누구나 자신이 만든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업무를 처리하고, 정보를 손쉽게 얻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 등 인터넷은 시ㆍ공간을 초월해 인간에게 편리한 생활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공부방식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단순히 단어검색용으로 인터넷을 활용하다가 이제는 원어민보다 더 멋진 발음을 인터넷으로 배우고 있는 현실입니다.

 1969년 군사적 목적으로 탄생한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바꿔 버리는 꿈이 현실이 되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27억명이 인터넷을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96년에 처음으로 인터넷이 상용화하기 시작한 이후로 현재 스마트폰 사용인구는 4천만명이 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0억명이 하나의 네트워크에 묶여 있는 셈입니다.

 처음 스마트폰이 나온 것은 1992년 IBM社에 의해 나왔으나 큰 영향은 없었습니다. 그 후 2003년 애플社에서 아이폰을 출시함으로 폭풍처럼 변화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20년 역사를 가진 인터넷과 불과 10년 세월을 지나온 스마트폰은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익숙해졌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은 신체 일부분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순간이라도 스마트폰이 없을 경우 갑자기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듯한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미 정보를 검색하고 데이터를 주고받거나 응용프로그램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쉽게 얻을 수 있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은 가장 강력한 현대인의 소통 도구이며 놀이기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 쌍둥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준지 불과 4개월여만의 집안의 모습을 볼 때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청소년은 물론이고)에게 마땅한 놀이라고는 이미 사라지고 말았으며 특히 청소년들이 학교 이외에서 대화하며 놀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결국, SNS와 게임은 현대사회가 필연적으로 만들어 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이 청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하던 시기가 1998년이었습니다. 이때는 IMF 체제의 시기와도 같습니다. 우연인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딱히 취업하기도 어렵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었던 시기이며 친구와 마주앉아 즐겁게 얘기 나눌 수 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적은 돈으로 혼자 앉아 말없이 게임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 문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에서의 ‘게임문화’는 산업성장의 동력이자 즐거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요소지만, 게임의 과몰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많은 만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또 그 원인을 수정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합니다.

 물이 구불구불 흘러 상처와 흔적을 남기며 하나의 큰 강을 만들 듯이 인터넷 세상 또한 이렇게 흔적과 상처를 남기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사람과 인터넷이 함께 흘러 큰 강을 만날 때까지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대화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의 개념이 아니라 휴머니즘이 담겨야 한다는 인식이 전사회적으로 공감할 때 아마도 행복한 게임문화가 정착될 것입니다.

 이신후<전북디지털산업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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