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5. 스페인서 배운다1
[전주한옥마을 Night Life] 5. 스페인서 배운다1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08.29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편익이 최우선

가우디 작 구웨공원

 스페인 바르셀로나. 지중해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인 이곳은 낮과 밤 모두가 화려하고 즐거운 유럽 대표 관광도시 중 한 곳이다. 그럼에도 관광도시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관광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할 때 시민들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이다. 관광객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때 시민보다 관광객을 우선시하는 우리의 관광정책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이는 곧 시민이 웃을 때 관광객들에게 진실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전주시와 전주시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르셀로나 해변

 760만 방문…2명 중 1명 재방문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제2의 도시로 인구 1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전주의 두 배 규모다. 그러나 면적은 약 100.4㎢으로 전주(206.22㎢)의 절반 수준이다. 마드리드가 ‘정치·행정의 수도’라면 바르셀로나는 ‘경제 수도’라 불릴 만큼 경제적 비중이 큰 도시다. 스페인 총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까딸루냐 지방의 수도인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지리적 장점은 4.6㎞의 지중해 해안선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까딸란’이라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스페인에서 분리, ‘까딸루냐’라는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존재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아 향후 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예고된 지역이기도 하다.

가우디 작 까사밀라(라 페드레라 아파트)

 불안정한 사회속에서도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약 76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이 중 50%는 휴가로, 41% 정도는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문했다. 런던, 파리, 베를린, 로마에 이어 ‘찾고 싶은 도시’ 다섯 번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전체 방문객 중 50% 정도가 재방문일 정도로 방문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바르셀로나는 관광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2013년 기준 약 400개의 호텔과 3만7,00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World Mobile Congress’ 등 대형 국제전시회를 유치하는 등 컨벤션산업도 매우 활발하다. 컨벤션산업이 가능한 것은 도심 한복판까지 승용차로 20분만 나가면 국제공항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5,000명이 탈 수 있는 대형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국제항구가 있고, 항구에서 셔틀버스로 불과 5분 만에 도심에 다다른다. 천혜의 관광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제관광도시가 바로 바르셀로나다.

가우디 작 사그라다파밀리아

 시민이 앞장서 번영 일궈내

 그러나 바르셀로나도 어두운 과거를 간직하고 있다. 중세시대 빈번한 군주 간 대결과 EU의 경제변화 등으로 한때는 쇠락했던 해안도시였다. 이런 토양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바르셀로나가 국제관광도시로 성장·발전하기까지는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과 행정기관의 끊임없는 정책실험,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수준높은 문화자긍심, 그리고 민관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시민복리 증진에 지혜와 역량을 결집하는데 결코 시간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바르셀로나시의 관광정책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하나의 대명제를 지켜오고 있다. 도시 행정의 컨셉은 무엇보다 ‘시민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한 점이다. 그 편의가 관광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관광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시민들의 삶의 질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규제를 내어놓고 있다.

 바르셀로나 행정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재정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 하나 추진하려고 해도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주로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의 연중 휴식공간인 85개의 공원은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 보행자의 편의를 생각한 인도 보수공사가 시내 곳곳에서 연중 진행된다. 또한, 세계인 누구나 불편하지 않도록 무료 Wifi-zone, 버스도착 자동 알림 시스템, 자전거공용시스템 구축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거리 모습

 바르셀로나에서 7년째 살고 있는 신진호 BCN solution 대표는 “바르셀로나의 편안함은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는 작은 편안함에서 온다”며 “걷다가 다리가 아파 좌우를 돌아보면 어김없이 벤치가 있고, 뭘 버리려고 좌우를 돌아보면 항상 쓰레기통이 있다. 길을 건너기 위해 좌우를 돌아보면 항상 건널목이 있는 도시가 바르셀로나다”며 “바르셀로나의 큰 편안함은 이런 작은 편안함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리 모습

 시민을 위한 이런 편안함이 관광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적어도 바르셀로나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배려나 정책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을 위한 배려나 정책들이 관광객에게 그대로 적용, 편안한 관광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르셀로나의 지속 가능한 발전 키워드다.
 

신진호 BCN solution 대표
 【인터뷰】신진호 BCN solution 대표

 - 신진호 대표가 생각하는 바르셀로나는 어떤 곳인가.

 ▲ 바르셀로나를 두 단어로 정의하라면 ‘공간’과 ‘경계’라는 두 단어로 정의하고 싶다. 다시 말해 ‘공간에 대해 관대하고 경계가 없는 도시’다. 바르셀로나는 공간을 공간으로 둘 줄 아는 도시다. 해변 가장 좋은 자리에 호텔, 쇼핑몰, 레스토랑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공원이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있고, 일반인들을 위한 병원이 있다. 빈 공간이 있으면 뭔가를 채워 넣어야 하는 강박감이 있는 우리 시각으로 볼 때 좀 낯설 수도 있다. 비어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에게 처음에는 좀 낯설 수도 있지만 곧 그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투어여객선
 - 바르셀로나가 한국의 도시들과 다른 점은.

 ▲ 바르셀로나 도시 전체가 ‘깨끗하다’는 점이다. 보이는 부분만 깨끗한 게 아니라 안 보이는 부분도 깨끗하다. 모든 관공서가 다 쉬는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청소원들이다. 바르셀로나 시에서 도시 청소에 투입하는 예산은 3억2,500만 유로로 바르셀로나 총 예산의 14%를 차지한다.

 - 관광도시로서 바르셀로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다양성’을 빼놓을 수 없다. 로마유적지, 중세 고딕양식 유적지, 근대 모더니즘 건축물들, 초현대식 건축물들이 같은 공간에 있는 도시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한다. 그리고 전주와 마찬가지로 ‘맛 투어’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의 ‘지중해 음식’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엘부이’로 유명한 페란 아드리안(Ferran Adrian)씨의 주 활동 무대가 바르셀로나다. 바르셀로나에는 2014년 기준으로 ‘미쉘린 스타’로 지정된 레스토랑이 24개 있다. 그 숫자가 늘어나는 추세다.(스페인 미쉘린 식당 159개 중 24%를 차지). 끝으로, 지금은 스마트시대다. ‘WiFi 무료서비스’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민을 위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 ‘Wifi’ 포인터가 무려 200곳이 넘는다. 이는 바로 관광서비스가 된다. 모든 버스정거장에 버스 도착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밤새도록 나이트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지하철의 경우 금요일에는 새벽 2시까지, 토요일엔 밤새 운행한다.

 - 전주시 Night Life(야간관광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밤을 즐길 수 있는 공간조성과 콘텐츠 접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밤늦게 식당과 공연장이 문을 열어야 한다. 여기에 흡인력을 높일 수 있도록 거리화가, 거리악사, 퍼포먼스 등이 시민들의 정주권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거리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주시 행정기관과 전주시민들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전주는 한국에서도 ‘맛과 멋의 대표도시’라는 역사문화자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콘텐츠 개발과 접목에 따라 발전가능성이 매우 풍부한 도시다.

  

 글·사진=스페인 바르셀로나 한성천 기자

 <자문위원> ▲배기철 전주기전대 교수, ▲권대환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 ▲신진호 스페인 BCN solution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