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견 화백의 보이차이야기] 2. 보이차의 3가지 조건
[김세견 화백의 보이차이야기] 2. 보이차의 3가지 조건
  • 김세견
  • 승인 2014.08.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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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차는 3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보 땅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보이차의 보가 바로 보 땅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 땅 여기저기서 보이차가 생산된다. 운남성 뿐만 아니라 미얀마의 경동, 라오스의 멍먼, 퐁살리 그리고 태국의 치앙라이 지방은 유명하다. 베트남에도 라오까이 북쪽 산간지대에 보이차 나무가 보고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에도 보이차 나무가 있다고 한다. 인도 북동부의 아샘 주와 방글라데시 북쪽에서 생산되는 대엽종은 유명하다.

 둘째, 보이차 나무에서 딴 잎이어야 한다. 다른 말로 교목종으로 대엽종이어야 한다. 보이차 나무는 녹차 나무와 다르다. 차나무는 동백과이다. 동백과(camellia) 중에서도 먹는 것을 차라고 부른다. 동백은 산차(山茶)라 부른다. 동백은 차와 달리 독이 있어 먹을 수가 없다. 흔히들 보는 녹차는 중국차(camellia sinensis)이다. 중국차가 키가 자그마하고 잎이 작은데 비해 보이차는 잎이 크고 키도 크다.

 잎이 커서 대엽종이라 불리고 나무의 키가 커서 교목종이라 불린다. 보이차 나무는 학명을 ‘camellia bohea’라고 쓴다. 지역에 따라 아샘에서 나면 ‘camellia assamica’라고 부른다. 아샘지방도 보 땅에 속하므로 ‘camellia assamica’도 ‘camellia bohea’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셋째, 균 발효에 의해서 보관되는 차이다. 보이차 생산지역이 열대 우림에 속하기 때문에 고온다습하다. 이런 기후에서 보관한다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보이차를 몸에 해롭지 않은 균으로 발효시켜 나쁜 균이 증식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취한 것은 인류의 지혜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쓰이는 균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고초균이고 또 하나는 유산균이다. 비교적 습도가 낮은 산간지역에서는 고초균(bacillus subtilis)을 이용하고 다습한 저지대에서는 유산균을 이용한다. 고초균은 ‘된장균’이고, 유산균은 ‘김치균’이라 생각하면 쉽다. 고초균 이용 방식이 일반적이나 중국 시솽반나 일부 지역과 미얀마에서는 우리네 물김치와 비슷한 솬차(酸茶, sour tea) 형식의 가공도 엿볼 수 있다.

 중국의 일반차들은 산화효소에 의한 산화 방식으로 향을 내거나, 살청 건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습기가 많은 곳에서 보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건조한 곳에서도 1년 이상 보관하기가 어렵다. 이에 반해 보이차의 균발효 방식은 세월이 오래 되어도 다른 균이 침투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오래된 차의 풍미를 맛볼 수 있어서 좋다. 균발효에 대해서 문외한인 중국인들이 보이차를 한 때 흑차로 분류한 적이 있다. 흑차가 산화에 의한 가공이라면 보이차는 균발효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간과한 때문이다. 전통적인 보이차는 어디까지나 균발효에 의한 것이다.

 김세견<차마루 교육원장> *이 자료는 보이차 탐구모임 ‘프얼티클럽’, ‘차마루’에서 지원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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