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유목민 시대!
신 유목민 시대!
  • 백승기
  • 승인 2014.08.25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30년 8월 25일 월요일 아침 6시! 서울 양재동 남부버스터미널은 지방으로 가는 출근버스를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낸 탓인지 모두 활기찬 모습들이다. 웃음으로 서로들 안부를 물으며 한 손에는 작은 가방을 들고 각자의 출근지로 향하는 시외버스에 몸을 싣는다.

   20년 전 은행에서 정년퇴임한 유희경씨는 서울에 있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지난달부터는 무주에 있는 태권영농마을로 출근하는 중이다. 한 달 동안은 영농기술센터에서 매실과 블루베리 등을 이용한 “불노 매실 청”이라는 건강식품 만드는 기술을 배웠고, 이제는 숙련된 솜씨로 매실 청을 직접 만드는 중이다. 월요일에 출근하여 조합이 운영하는 공동 작업장에서 각지에서 모인 동료들과 목요일 오전까지 일한다. 목요일 오후는 주문받은 제품을 포함한 여러 식품들을 판매하기 위하여 서울로 올라온다.

  출발 전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의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말끔히 대청소를 하고 하얀 침구류 및 세면도구 등을 잘 정리해 놓아야 주말동안 예약된 민박 손님이 들어온다. 덤으로 짭짤한 숙박 수입도 챙기게 된다. 서울에 올라와 하루를 쉰 다음 날인 금요일 오전에는 아파트 공동판매장에서 주문 예약한 제품을 전달하거나 판매한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보낸다. 유희경씨는 15년째 이어지는 “유목형 인생 2모작”을 즐기고 있다. 2년 후에는 오대산 탑동리로 들어가서 당귀, 감자 등을 이용한 한방 보조 식품을 배우기 위해 영농체인으로 운영하는 조합에 유목농민 참가 신청을 하였다. 내용은 필자가 희망하는 도농 교류를 통한 도시농부 “신 유목민 시대” 시나리오다.

 농촌이 건강해야 국민이 행복하다

 필자는 농사짓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무한한 신뢰와 헌신 덕분에 학창시절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었다.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만 하여도 쌀 10섬이면 한 학기 등록금으로 충분하였으나,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쌀 40~50가마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물가지수는 해마다 상승을 하였음에도, 쌀값은 수입쌀과 식생활의 기호 변화로 인하여 잰걸음하고 있으니 누가 농사를 짓겠는가? 재래식 농사는 지을수록 적자다. 농촌은 많은 젊은이들이 도심으로 떠난 지 이미 오래다. 그 공백을 노인들과 다문화 가족들이 유지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한 농촌의 자녀들이 정상적으로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 아울러 개발로 인하여 줄어드는 농지의 복원과 식량의 자급자족은 새로운 숙제가 아닌 듯싶다.

 옛말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也)이라 하였다. 농촌은 이제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체질이 개선되어야 한다. 농촌이 건강해야 국민들이 행복 할 수 있다. 정부는 농민들이 자족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단순 보조보다는 과감한 정책지원을 아낌없이 해야 한다.
 

  ‘신 유목민 도시농부 마을’ 조성에 동참하도록 하자

 귀농은 지역 토착 원주민과의 문화적 갈등 및 행태 부조화, 열악한 교육 환경으로 인하여 안착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도시, 농촌은 모두 일본처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또한, 과학과 의술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을 100살 이상 살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는 좋은 점에 반해 특별한 대안 없이 맞이하는 노인들의 노령화 현상은 어쩌면 비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퇴직 후 소일거리 없이 40~ 50년을 더 살 수 있다면 인생 2모작, 3모작에 대하여 준비해야 한다. 대책 없이 맞이하는 노령화는 후손들에게 짐이 된다. 노령화의 필수체인 소통은 함께하는 노동을 통하여 완성할 수 있다. 공유하는 노동을 통해서 진정한 소통과 신 가족의 즐거움을 찾고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맞이하자.

 “관광 농림형 2모작”은 공유경제를 기초 이념으로 설정하고, “존재자로서 행복주의”를 모토로 상생 영농조합의 구조를 정비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존재는 존재자를 존재자로 규정하는 것”이라 하였다. 신 유목농민은 그 존재 가치를 존재자로서 규정할 수 있겠다.

 아울러 각 지방정부와 영농법인은 지역 특성에 부합되는 유목형 영농단지(20호~100호)를 조성하도록 하는 “관광? 농림 정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역 영농센터와 결합한 영농교육의 현실화가 요구되며, 종자산업의 육성과 미래 대체식량의 연구 및 특용작물의 개발을 위한 국가농업 모태 펀드의 출현과 자 펀드의 조성 등을 쉽게 하여 “신 유목민 도시농부 마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보자.

 백승기<건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