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총장선출방식 놓고 내홍
전북대, 총장선출방식 놓고 내홍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08.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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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총장 서거석)가 제17대 총장 선출방식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현재 10명의 교수가 차기 총장선거전 출마입장을 표명, 물밑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갈등의 문제는 교육부의 총장선출방식을 근간으로 하는 대학본부의 ‘간선제’ 방식과 교수회가 주장하는 ‘직선제’가 대립,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총장후보 입지자(가나다 순)는 △김관우(독어독문학과), △김동원(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김선희(의학전문대학원), △김세천(조경학과), △김영곤(의학전문대학원), △신형식(화학공학부), △양오봉(화학공학부), △이귀재(생명공학부), △이남호(목재응용과학과), △한길석(경영학부) 교수 등이다.

 전북대 대학본부는 총장선거 방식과 관련해 현재 규정에 따라 간선제로 치르겠다는 뜻을 수차례에 걸쳐 발표하는 등 의지가 확고하다. 이에 따라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2조에 의거해 ‘총장 추천위원은 50명을 넘길 수 없다’란 규정에 따라 오는 9월 4일까지 관리위원 35명이 참여하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9월 19일까지 총장 임용 후보자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학내 구성원(교수 31명, 교직원 4명, 학생 1명) 36명과 외부인사 12명 등 모두 48명으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한 상태다.

 이 가운데 교수위원은 단과대학별로 2명씩을 우선 추천받아 배정하고 나머지 추천위원은 재적교수가 많은 단과대학에 비율에 따라 추가 배정한 후 무작위 추첨방식을 통해 총 31명의 총장추천위원을 선정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반면 교수회의 입장은 다르다. “우리는 전북대 총장을 선출하지 교육부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며 전북대 총장 직선제 선출방식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렇듯 오는 10월 29일 이전까지 선출해야 하는 차기 총장을 놓고 본부측과 교수회측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학내갈등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간선제 강행 대학본부의 속내

 대학본부는 총장선출 간선제 의지가 확고하다. 앞으로 남은 일정이 촉박해 선출방식을 놓고 갈등을 벌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본부측이 교수회의 직선제 요구를 일축하며 간선제 강행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12년 2단계 ‘국립대학 선진화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총장직선제 선출방식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 개선방안의 골자는 총장직선제로 야기되는 폐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간선제로 지목, 제시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교육부는 총장선출 간선제 수용 여부를 대학재정지원사업과 연계시켰다. 대학재정을 국가의 지원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국립대학 입장에서는 교육부의 총장직선제 개선방안 수용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대학의 생존과 연계된 절실한 문제가 됐다. 결국, 전국 각 지역거점 국립대학들은 교수사회 분열까지 감수하며 직선제와 간선제를 놓고 투표를 벌인 결과 모든 대학들이 직선제를 포기, 간선제를 택한 것이다. 전북대도 마찬가지였다. 총장선출 간선제가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된 것이다.

 본부측 한 보직교수는 “본부사람이기 이전에 나도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주권확보 차원에서 직선제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현행 대학사회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직선제를 강행할 경우 그간 쌓아올린 전북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욱이 직선제를 선택할 경우 대학의 자율성과 교수의 명예는 세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신 대학재정 악화와 학생들에게는 엄청난 피해와 부담이 불가피해진다. 과연 대학재정 악화와 학생들에게 피해를 안기면서까지 직선제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 앞에서 교육자인 나 역시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교수의 자존감 확보보다는 대학재정 강화와 학생들의 복리증진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며 “직선제는 시대변화에 따라 추후 쟁취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부측은 직선제 강행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교수회가 학교를 위해 직선제 강행 입장을 재고해주길 촉구했다.
 

 교수회, 전북대식 총장직선제 주장

 그러나 교수회 입장은 다르다. 독자적으로 직선제 총장을 선출하겠다며 수순 밟기에 돌입한 것이다. 

 교수회는 오는 9월 25일 직선제 총장 선거를 실시하는 입장을 밝히고 최근 평의회를 통해 제17대 총장후보자 선정규정과 시행규칙을 제정 공포했다. 교수회는 다음 달 2일 선거 공고를 낸 뒤 11∼12일 후보등록, 3일 뒤 기호추첨과 토론회 일정을 확정키로 했다.  

 교수회가 이처럼 초강수를 두고 있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 확보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 총의이고, 지난해 12월 83%의 교수가 총장 직선제에 찬성한 만큼 직선제를 강행하겠다”면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은 교수회에만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10명의 총장후보 입지자 가운데 2명은 직선제 선택에 동참 의사를 밝혀 후보군 사이에서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어 전북대 총장선출문제가 더욱 꾜여만 가고 있는 양태다.

 이런 가운데 입지자 중 한 명인 이귀재 교수는 “지금 대학은 다음 세대와 사회를 위해 그 모범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며 “소통은 조직 구성원에게 요구하는 강제적 조항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의무적 역할이자 서로에게 내리는 명령이다. 상대의 도움이 없이는 즐길 수 없는 시소게임처럼 서로의 무게균형을 맞추기 위한 소통과 협력이 없다면 분권ㆍ분산ㆍ협업으로 표상되는 21세기의 생존공간을 헤쳐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양오봉 교수는 차기총장 선출 로드맵을 확정하기 위한 ‘원탁회의’를 제안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본부-교수회 갈등에 불만 표출

 차기 총장선출방식을 놓고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양측 모두 강경 대응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평교수와 지역주민들이 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현재 총장선출방식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대학본부와 교수회의 모습을 보자니 두 집단이 전북대의 전체인 것처럼 보인다”며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많은 평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의 이야기는 사장된 체 두 집단이 그간 발전, 성장해온 전북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닌가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동창회 관계자는 “대학이 어떤 선택을 해야할 때 과연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인지 대학구성원들은 지식인이기 때문에 믿어왔다. 그런데 현재 전개되고 있는 본부와 교수회간의 대립은 심히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며 “전북거점국립대인 전북대학교 총장은 교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교수는 물론 교직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총장선출방식은 전북의 미래와도 결합시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전북의 자체 경제력이 타 시도에 비해 열악해 중앙정부 재정지원 없이는 운영이 어려우므로 지혜를 모아 최대한 재정확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선택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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