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와 화해와 난국을 극복하자
용서와 화해와 난국을 극복하자
  • 장선일
  • 승인 2014.08.20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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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상을 보면, 뒤틀리고 꼬인 실타래와 같은 형국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찾을 길이 없어 답답하기 그지없다. 국외의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뿌리 깊은 첨예한 갈등으로 인하여 어린이와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사람이 수천 명으로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퍼거슨시에서는 백인경찰에 의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흑인 청년이 총아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여 미국의 고질적인 흑백 인종차별에 대한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는 첨예한 남과 북의 대립, 이해 못할 세월호 사건 진상조사 및 병사의 참혹한 사망 사건 등 정국이 꼬일 대로 꼬인 실타래와 같은 형국으로 정치적으로는 물론 계층 및 세대 간 갈등이 난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갈등으로 내몰고 있는 걸까?

사람은 세상에서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다른 사람과 항상 같이 해야 한다. 우리가 같이 살다 보면, 개개인의 성격, 지역 간 문화, 종교, 이념 및 인종적 차이 때문에 끊임 없이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

 국가적인 예를 들자면, 이 세상에서 가장 짧은 역사 속에서 가장 선진국이면서 초강대국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조차도 끊임없는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우리도 반만년 역사 속을 들여다보면, 끊임없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실상을 보면, 평화와 자유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없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분화된 전문 산업사회에서는 개인, 가족, 지역은 물론 국가 간 이해상충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상충이 논쟁을 통해서 발전적이지 못하고 부정적인 측면으로 부각된다면, 요즘 우리가 뉴스로 보고 듣는 바와 같이 참담한 지경에 빠져들어 개인과 조직은 물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 사회 지도층과 정치인들에게 수많은 실망감에 빠져들어 새로운 영웅을 찾고 있지 않나 싶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선 후기 서인, 남인, 노론과 소론 간에 첨예한 갈등 속에서 풍전등화와 같은 절박한 위기 상황에서도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을 상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역사적 고증 하에 새롭게 조명한 영화 “명량에서” 영웅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감동하고 있는 것이다. 처절한 핍박 속에서도 고문받고 백의종군을 한 후에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라는 대사에서 우리는 이순신 장군의 숭고한 정신을 볼 수 있었다. 외롭고 고통 속에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이순신 장군의 언행이 우리를 감동시킨 것이다.

 또한, 우리는 몇 일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행과 메시지를 보고 큰 감동과 희망을 가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해서 4박 5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가셨다. 가톨릭 신자는 물론 전 국민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존경하고 감동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방문 첫날 교황은 평화, 사람 중심 경제, 가난하고 소외된 자 배려 및 소통 등 우리에게 소중한 4가지 큰 가치를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즉, 평화는 지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남북관계 속에서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사람 중심 경제가 소중한 것은 지금까지 성장만 추구한 나머지 서민에게 슬픔과 고통이라는 산물을 남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에서 복지의 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 중의 하나로 소외층을 양산하고 있어 앞으로 소외된 자를 배려할 수 있는 복지제도를 더 강화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준 것이고, 소통의 가치는 계층 및 지도층과 일반 서민 간의 불통으로 초래된 갈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용서와 화해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준 것으로 생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셨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큰 감동으로 남은 또 다른 이유는 그분의 언행과 같이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호화로운 대형차를 마다하고 사상 최초로 직접 소형차를 직접 운전해서 출퇴근하는 교황, 화려한 교황궁이 아니라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서 살면서 서민의 고통을 함께하신 모습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우리 국민이 명량에서 보여준 이순신 장군에 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큰 감동 받게 된 것은 바로 현재 우리 사회의 지도층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크기 때문에 외부에서 이상적인 지도자의 상을 국민들이 찾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바다보다 넓은 것은 하늘이며, 하늘보다 넓은 것은 사람의 마음이라 했다. 이제 사회지도층은 물론 우리도 맹자의 사단에 나오는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소외된 자들을 불쌍히 여겨 용서하고 화해하여 자유와 평화가 지속하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을까?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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