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다녀와서
민족의 명산 백두산을 다녀와서
  • 박상봉
  • 승인 2014.08.13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봉씨
 여행은 고통이라 했던가. 짧은 고통이기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 것이 여행이 아닌가 한다. 평소 우리가 불러대는 애국가에는 백두산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수천 번을 노래로 불렸지만 사실 백두산을 가본 사람은 별로 없으니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동경의 명산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지난 5월 백두산 여행의 대장정에 나섰다. 5박 6일의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의미와 감탄을 주었기에 이번 여행의 뒤안길을 더듬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첫째 날은 우선 대련에서 중국단동으로 이동해 압록강 주변 여행을 했다. 특히 모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던 `정도전`과 관련된 이성계의 위화도 주변을 여행하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북한의 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었고, 조선 탄생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또한 압록강 단교를 보고 같은 민족인데도 오고 갈 수 없는 비극의 현장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여행가이드가 북한 출신이다 보니 중국과 북한의 역사인식, 무역상황 등을 상세히 알려주는 등 여행의 덤을 주어 기쁨을 두 배 주었다.

 다음날은 광개토대왕비와 묘 그리고 장수왕의 묘 등을 둘러보니, 옛 고구려의 환영을 보는 것 같아 즐거웠다. 다만 관리가 허술하고 우리 역사가 남의 나라에서 묻혀 잊히고 있는 것에 큰 아쉬움과 슬픔이 동시에 다가왔다. 외국에 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더니 빈말이 아니었다. 빨리 통일이 되어 우리 역사인물들을 우리나라로 모두 가져와 우리가 관리하고 보전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마저 들었다.

 그 다음날은 그렇게 보고 싶었던 백두산 여행을 하는데 여름철이고 휴가철인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우리는 행운아들이라고 가이드가 말을 하는데, 여러 번 와도 날씨가 좋지 않아 거의 천지를 못보고 가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두산을 오르니 화산의 잔재들이 이곳저곳 남아있고, 특히 이름 모를 꽃들이 우릴 반겨주었는데, 바위구절초를 비롯해 두메양귀비, 바위돌꽃, 두메자운, 곰취, 금매화, 큰오이풀, 큰앵초, 구름송이풀 등 희귀하고 예쁜 꽃들이 우릴 반기니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30여분 정도 계단을 오르니 꿈에도 그리던 백두산 천지가 발밑에서 그 위용을 드러내 박수와 함께 감탄사를 연발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동경대상인 백두산천지가 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조상대대로 이어온 우리의 역사가 눈앞에 있다는 사실, 우리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하산을 준비했다. 내려오는 길에 아직도 화산의 숨결이 이어져 뜨거운 물거품을 품어내고 있었다. 중국은 하도 영토가 넓어 6시간 정도 차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매일 강행군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백두산의 숨결을 담아 오는 여행길엔 흥분의 감동만 남아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비행기 날개에 딸려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박상봉 /가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