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세계화, 영어명부터 바로잡자] 1. 한식기획] 프롤로그-기준 바로 세워야
[한식의 세계화, 영어명부터 바로잡자] 1. 한식기획] 프롤로그-기준 바로 세워야
  • 한성천 기자
  • 승인 2014.08.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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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족은 반만년 역사를 지닌 문화민족이다. 우리의 다양한 한류문화(韓流文化)들 중에서 세계화가 시급한 것이 바로 ‘한식(韓食)’이다. 우리는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돼 주권을 찾은지도 벌써 70년이다. 그런데 소중한 우리의 한식을 외국에 알리는데 미흡하다. 특징적이고, 분명하고, 설득력이 있는 완벽한 영어명이 확립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본보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국민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국립국어원과 네이버 등 포털에 떠 있는 자료를 수집, 분석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기준도, 체계도 미흡했다. 어느 음식은 직역으로, 의역으로, 발음으로 제각각이었다. 음식명은 조리과정부터 완성단계까지 고려해 영어명을 써야 의미전달이 분명해진다. 본보는 이부웅 전북대 명예교수의 도움을 받아 한식을 종류별로 분류한 후 한식의 영어 번역명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영어명 번역 기준 세워야

 한식 영어명의 번역에 있어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게 먼저다. 다음으로, 직역하지 말아야 한다. 또 영어명을 통해 한식에 담겨 있는 정서가 전달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름만 보아도 내용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식이 명실상부하게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먼저, 한식을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는 것은 번역이 아니다. 고유명사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 ‘발음명’을 확대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북경’을 ‘베이징’으로 표기하는 것이 실례다. 그러나 음식에서는 다르다. 음식을 영어로 번역할 때 음식의 본질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번역명’과 ‘발음명’을 반드시 함께 적어야 한다. 한식의 영어명을 표기할 때 ‘번역명’이 주가 되고, ‘발음명’은 괄호 처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한식 우수성을 담아내야

 영어명을 정할 때 ‘요리명’을 그대로 쓰거나, 한국화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요리의 원리가 유사하다고 ‘육회’의 영어명을 그대로 ‘타르타르(tartare)’라고 쓰면 안 된다. 한식의 세계화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tartare’는 우리의 육회보다 맛이나 식감에서 떨어진다. 프랑스의 전형적인 ‘tartare’는 1cm 정도의 정육면체 깍뚝이(cube)처럼 썰어 양념한 후 그냥 먹는다. 그러나 우리는 두께가 0.2-0.3cm가 되게 육질의 결대로 채처럼 길게 썰어서 배즙에 하루 저녁 절인 후 먹는다. 방법과 과정에서 단연 한국 육회가 우수하다.

 이는 배즙에 강한 단백분해효소가 두께가 얕은 채처럼 썰은 고기 중심부에 도달하는 속도가 신속하기 때문이다. 고기 조직에서 단백분해가 완벽하게 일어나면 맛있는 물질인 ‘펩티드(peptide)’가 생성된다. 배의 원래 단맛과 추가적 당분해가 아울러져 프랑스의 ‘tartare’보다 더욱 맛이 좋아진다. 이렇게 차별성과 우수성이 있는 우리 육회를 ‘소고기 타르타르(beef taratre)’ 혹은 ‘한국육회(korean tartare)’라고 한다는 것은 우리 것의 우월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게 된다.

 조리의 원리가 비슷한 요리의 종류는 각국에 걸쳐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영어명 요리나 식품명은 한식의 우수성을 말할 때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소세지(sausage), 오믈렛(omelette), 타르타르(tartare), 샐러드(salade), 덤플링(dumpling,고기요리 속 과일), 팬케이크(pancake), 크레이프(crepe,얇은빵), 펀치(punch,향음료) 같은 서양요리의 이름을 가능한 배제해야 한다. 한식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확보해 우리 스스로 브랜드가치를 높여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성천 기자

▲ 이부웅 전북대 명예교수
 <도움말=이부웅 전북대 명예교수> 

 ◆도움주신 분=이부웅 교수(lbolbo1@empas.com)는 프랑스 Nancy-1대학(이과대학교) 응용생화학과에서 공학박사와 국가이학박사 학위를 각각 받은 후 귀국, 한국인삼연초연구소에서 근무하다 전북대 동물자원과학과에서 교수로 부임, 30년 교단을 지켰다. 특히 이 교수는 독일 뮌헨 공과대 의과대학 식품알러지클리닉연구소, 이탈리아 로마대학(사피엔자) 유기천물연구소, 스위스 연방낙농연구소, 일본 신주대 농과대학응용면역연구실에서 초청교수를 역임하며 세계음식의 조리학적 원리에 전문성을 갖췄다. 지금은‘식품이상향(food utopia)’ 구현을 위해 전북 진안에 (주)한불후치피아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전북대 명예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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