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발효식품으로 꽃피운 로컬푸드의 꿈] 6. 그르노블의 수제 발효 맥주
[전통발효식품으로 꽃피운 로컬푸드의 꿈] 6. 그르노블의 수제 발효 맥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4.08.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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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Grenoble)의 수제 발효 맥주, 지역의 명물로 떠올라…

고추장의 고장인 순창, 우리나라 치즈 개척지인 임실, 여기에 10여 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최근 익산 식품클러스터까지 전북은 ‘발효식품’및 식품산업과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발효식품의 선진국가로 일컬어지고 있는 프랑스의 명품 발효식품 마을과 업체 등을 찾아 발효식품으로 인해 파생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노하우를 알아보고 국내 마을과 기업에 대안을 제시해 대한민국 발효식품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르노블(Grenoble)

프랑스의 심장 파리(Paris)에서 약 580km 떨어진 그로노블(Grenoble)을 찾기 위해 일단 파리에서 프랑스 제2의 도시인 리옹(Lyon)까지 TGV(테제베)를 이용했다.

 2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후 또다시 일반 열차를 타고 1시간 넘게 걸려 프랑스 동남부 론알프(Rhone-Alpes) 지방에 있는 그르노블에 도착했다.

 그르노블은 이제르(Isere) 주의 주청소재지이며, 인구는 15만 7,900명(2005년)이며 그 중 6만 명이 학생인 교육도시이다. 도심에 위치한 여러 대학들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한국 학생들은 물론 전 세계 유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실제 도심 곳곳에서 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알프스 산맥 기슭, 이제르 강 연안에 위치한 오래된 도시로서 19세기 후반부터 알프스 산맥의 수력을 이용한 각종 공업이 발달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동계 스포츠의 명소로 주변 산에는 스키장이 많으며, 1968년 제10회 동계올림픽이 열려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작가 스탕달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파리 중심부로부터 그르노블까지의 거리는 약 580km로 TGV로는 3시간 소요된다.

 ▲ 망드렝 맥주(Biere Mandrin), 지역특산품을 이용하다

그르노블의 대표 특산물인 ‘호두’를 이용해 전통 수제 맥주를 고집하고 있다는 망드렝 맥주(Biere Mandrin) 공장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도심 곳곳을 누비고 있는 노면 열차인 트램(Tram)을 타니 도심을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었다.

판매를 함께하고 있는 공장은 말이 공장이지 아담한 맥주 창고와 같았다.

망드렝 맥주의 이름은 과거 프랑스의 루이 망드렝 선장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도피네(그르노블 일대의 지역 이름) 지역의 밀수업자였던 그는 가난한 백성들을 보호하며 부유한 농작인들과 세리들을 약탈하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해적 무리의 머리에서 권위자들에게 도전하는 통쾌함을 만끽하곤 했다.

바로 망드렝 맥주는 도피네(Dauphine) 지역 상품이다. 고품질의 맥주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과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역사 깊은 맥주를 다시 구현시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맥주공장을 이끌고 있다.

맥주 생산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형 공장에서 짧게는 일주일 만에 생산되는 방식이 아닌 수개월에 걸친 오직 자연공법으로 생산한다. 옛날 전통방법으로 양조하고 맥주 자체가 갖고 있는 비타민과 영양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공적인 저온살균과 여과과정을 생략한다.

또한 이 지역 그르노블 미네랄이 풍부한 물까지 풍부해 맥주를 생산하기에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 맥주 종류도 다양, 100% 자연 발효

 망드렝 맥주의 가장 대표적인 맥주는 호두맥주로 이는 이 지역의 특산물인 호두를 적극 이용한 결과물이다. 때문에 지역민 사이에서 이 호두 맥주는 인기 품목으로 꼽히고 있으며 망드레 매장을 수시로 방문해 맥주를 구입해 간다.

맥주의 종류는 다양해 가장 도수가 낮은 3.3도에서부터 5.8도, 6.5도, 18도 등 다양한 도수의 제품을 생산한다.

또 백맥주(샤르트러즈에 포함된 7가지 풀잎 첨가), 소나무향 맥주, 유기농맥주, 황갈색 맥주, 특급홉맥주, 삼(대마) 맥주, 꿀맥주 등 기타 계절과 이벤트 맥주 등 존재한다.

특히 망드렝 정신(제품이름)은 43도의 말트(맥아) 맥주로 꼬냑과 여러 높은 도수의 증류주들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한 가지 공통적인 점은 보리양이 일반 공장용 맥주의 3배 가량되며 보리를 끓이고 낮추는 전통 방식으로 자연 발효 시킨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한 달에서 한 달 반 이상이 걸리고 있다.

규모가 아직 크지는 않아 2주에 1만 8,000리터, 1년에 14만 리터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사업을 확장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망드레맥주(Biere Mandrin) 대표, 빈센트 가셔(Vincent Gachet) 인터뷰

▲ 그르노블(Grenoble)의 수제 발효 맥주, 지역의 명물로 떠올라…- 대표 빈센트 가셔
 “평소 맥주를 만들어 먹는 게 좋아 시작한 일인데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제 맥주를 만드는 게 비록 힘이 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 지역의 자랑이자 사명으로 생각하고 더욱 맛있는 맥주를 만들어야죠”

 전직 전자업계 프로그램 품질담당자로서 한국에도 수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빈센트 가셔(Vincent Gachet) 망드레맥주 대표는 “아직은 지역민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하지만 우리 지역에 전통 발효맥주가 있음을 알아가는 관념이 바뀌는 모습에 놀라고 있다”면서 수공 전통 맥주를 생산하기 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맥주를 함께하는 많은 친구들이 점점 상업화에 빠지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지역민과 함께 지역 맥주를 지키고 사랑하는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어 자랑스럽다”면서 “기업을 지금보다 더 키워 지역민을 채용하고 지역 산물이 전 프랑스와 전 세계에 알려지기를 위해 노력하고 영원히 지역특산물로서의 맥주로 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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