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효적 정책필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효적 정책필요
  • 김춘진
  • 승인 2014.07.2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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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 되었다. 각 급 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등은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짧게는 1주일에서 1달까지 여름방학에 들어가게 된다. 방학을 앞두고 아이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으나,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생을 둔 맞벌이 부부의 경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어린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있어 방학이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학기 중에야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 등에서 돌봐 주지만, 방학 중에는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 속에 우리나라의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수준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1.25에 불과하다. 분석대상 국가 224개국 중 219위에 해당하는 저출산 국가이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키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녀 한 명을 키워 대학을 졸업시키는데 비용이 3억 896만 4000원이라는 보고자료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정책과 법·예산을 통해 노력하고 있으나, 출산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실효성이 없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함으로써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선언적 규정에 불과하고 실제 현실에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분석한 우리나라의 양성격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남성 89.1%, 여성 60.1%로 집계되었으며, 임금의 양성격차는 37.5%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성들의 경우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하여 경력단절현상이 발생함과 더불어 남성과 비교할 때 열악한 고용환경속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국가 중 29위에 해당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은 장려되어야 하며, 필요하다.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에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이 6개나 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산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어 하고, 또한 남들처럼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는 고비용의 양육 및 교육비가 들여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의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방학이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 속에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꼴찌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다.

 그동안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구호 속에 그쳤으며, 실질적으로 출산율을 견인하는 데 실패하였다. 지난해 출생아가 43만 8천명으로 2012년 대비 9.6%나 감소했다고 한다. 최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낮은 출산율은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생산성 둔화와 소비위축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1명당 부양 생산인구는 5.26명에서 2036년에는 1.96명으로 하락하여 국가 전체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저 출산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 근저에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힘든 사회구조와 보육환경의 탓이 크다. 저출산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실질적 제도적 보완과 지원책 마련이라는 점을 우리 모두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김춘진<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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