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의 고통은 우리 모두의 문제
탈북민의 고통은 우리 모두의 문제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4.07.2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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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허와 실(하)

이치순 전북지방경찰청 보안협력위원회장
“남한으로 내려오는 길이 어디 쉬웠겠습니까? 죽음의 고비를 수도 없이 넘긴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게 역경을 이기며 넘어오신 분들이 이곳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방황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척 아파요. 탈북민들이 우리 도민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조그마한 힘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탈북민들이 전북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최일선에는 전북지방경찰청 보안협력위원회 이치순(65) 회장이 있다.

보안협력위원회는 경찰청과 공조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순수 민간단체다. 지난 1995년 지인의 권유로 단체에 가입한 이 회장은 20여 년을 한결같이 탈북민들에게 대한 무한봉사를 실천하는 산증인이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 텔레비전을 구입해 준다거나 수천만 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 역시 이들의 안정된 남한사회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부분이다.

그럼에도, 보안협력위원들의 이런 노력은 보안을 이유로 아직까지 외부에 알려진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전북지역에 정착하는 탈북민들의 수가 점점 불어나면서 이젠 더 이상 예전처럼 조용한 활동에 머물러서만은 안 된다는 것이 이 회장의 판단이다.

“현재 전북에 있는 탈북민만 해도 수백 명에 달합니다. 희망을 품고 이곳을 찾았지만, 차별적 시선과 불안정한 신분, 가족에 대한 그리움, 낯선 자본주의 문화와 외래어 사용 등 복합적 요인 탓에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이들의 현실입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어렵지 않게 탈북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제 남이 아닙니다. 이들의 고통은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높이고자 몸부림치듯 갈망하며 목숨까지 내놓고 전북 땅을 밟은 탈북민들. 이들에 대한 애정어린 시각이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거미줄 같은 규범이 있는 법치국가로, 이를 준수하고 노력하면 국가의 일원으로서 누구나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 보안협력위원 모두는 이들 탈북민들이 성공적으로 남한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초대 보안연합회회장으로 추임한 이치순 회장은 임실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체육회 수중연맹 회장, 전북 새마을금고 중앙회 복지회 이사를 역임 중이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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