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본부 ‘빈 껍데기’만 전북 이전?
기금운용본부 ‘빈 껍데기’만 전북 이전?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4.07.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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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의원, ‘서울 원격근무’ 용역보고서 공개 파문...서울 스마트워크센터 설치

 전주 이전이 확정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 서울에 센터를 두고 이동·원격 근무를 가능케 하는, 이른바 ‘서울 스마트워크센터 설치’ 방안을 권장하는 용역이 나와 전북 정치권이 강력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국회 이상직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이 삼정KPMG에 의뢰한 ‘기금운용본부 보상체계 및 직무관리 개선 컨설팅’ 보고서는 기금본부 전주 이전과 관련해 ▲본사는 전주에 두고 서울사무소를 설치하는 이원화 방안(1안)과 ▲서울에 이동·원격 근무가 가능한 ‘스마트워크 센터’를 구축하는 다원화 방안(2안) 등 2개를 검토했다. 그 결과 기금본부 전주 이전에 대비한 업무수행 효율화 방안으로 1안보다 정치적 위험이 낮고 조직 내 수용성 확보가 쉬운 2안이 적합하다고 사실상 권고,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정KPMG는 작년 12월에 최종보고서를 납품했으며, 이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함으로써 보고서 내용이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서울사무소를 설치하는 1안은 전주에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두고 서울엔 해외증권 등 일부 조직과 기능을 분리해 두는 안으로, 빈 껍데기 이전과 조직 내 갈등 우려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반면에 ‘서울 스마트워크 센터’ 설치 2안은 업무 필요성에 따라 기금본부 인력이 서울과 전주 근무지를 탄력적으로 선택해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는 유연 근무의 장점이 있으며, 일괄 이전에 따른 내부 형평성 논란을 잠식할 수 있다. 또 전주 이전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임직원의 업무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전북 정치권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상직 의원실은 “스마트워크 센터를 서울에 설치하면 임직원들이 모두 서울에 남으려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당초 전북이전의 실 취지를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 의원실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이달 11일 “국민연금공단 조직의 이원화 또는 다원화는 추진하지 않는다”고 공식 해명했지만 파장은 적잖을 전망이다.

 도의회 송성환 의원(전주 3)은 “용역 안처럼 시행될 경우 423조 원에 달하는 기금을 취급하는 펀드매니저 등이 서울에 상주할 가능성이 커 기금본부는 빈 껍데기만 전북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연금공단이 추진 중인 조직 이원화·다원화 방안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전북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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