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에 강한 기업 만들기
작은 도시에 강한 기업 만들기
  • 김상모
  • 승인 2014.07.10 17:1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슬레, 이케아, 교세라.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세계적인 대기업이지만 본사가 소재하는 도시는 작은 도시라는 점이다. 인구 1만 8,000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작은 도시 브베(Vevey)가 네슬레라는 세계적인 기업의 본사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지켜냈는지 비결을 보자.

네슬레는 테이스터스 초이스와 같은 커피 음료를 만드는 회사로서 세계에서 제일 큰 식품회사이다. 현재 음료수, 유제품, 제약품에 이르기까지 80개에 이르는 브랜드를 생산하고 2012년 매출은 922억 스위스 프랑(약 100조원)에 달한다. 브베는 창업자 앙리 네슬레가 1867년 유아용 시리얼을 처음 생산한 이래 147년간 네슬레 본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네슬레는 지역 기반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북과 같은 지역 도시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네슬레는 브베 지역의 농축산물로 만든 유아용 시리얼에서 초콜릿, 커피 등으로 상품 목록을 늘린 후에도 브베의 깨끗한 지역 환경을 활용해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식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둘째, 회사의 기업 이념으로 브베의 라이프스타일을 담고 있다. 먼저, 스위스 사람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종교처럼 믿는 나라다. 네슬레 역시 작은 도시 브베를 제약이 아닌 경쟁력의 원천으로 여긴다. 다음으로,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브베의 라이프스타일은 검소함과 내실을 강조하는 네슬레 기업 문화로 발전했다. 이렇듯 네슬레와 브베는 문화 및 정신적으로 서로 분리하기 어렵다.

셋째, 개방성과 정체성의 공존이다. 브베가 속한 스위스는 전체 인구의 25퍼센트가 이민자인 대표적인 이민 국가이다. 브베 역시 외부인들에게 상당히 개방적이다. 그러나 수많은 외국인이 정착해도 브베의 라이프스타일은 변하지 않고 변하는 쪽은 오히려 외국인이다. 마지막으로 브베 주민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사랑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즉 브베와 네슬레는 공존의 관계와 같은 유기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모종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브베가 네슬레의 본사를 잃어버릴 위기가 세 번 있었다고 한다. 첫째, 창업자가 사망한 후 제네바 기업인들에 의한 회사 인수 시도였다. 이에 본사의 이전을 걱정한 브베의 지역 자본가들이 힘을 합하여 제네바 기업인 대신 네슬레를 인수했다. 둘째, 네슬레는 1920년 함 지역에 본사를 둔 앵글로스위스컴퍼니와 합병하면서 본사를 브베와 함에 동시에 두기 시작했다. 두 본사는 처음에는 동등하게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브베 본사의 영향력이 커졌으며 결국 브베가 실질적인 본사로 자리 잡았다. 셋째, 2차 대전 때 독일이 유럽대륙을 장악하면서 스위스가 물리적으로 고립되어 해외시장을 관리하기 어렵게 되자 네슬레는 미국 커네티컷 주 스탬퍼드가 유럽 이외 지역의 시장을 담당하도록 본사기능을 양분했다. 그렇지만, 전쟁이 끝난 후 여러 반대가 있었음에도 네슬레는 결국 스탬퍼드 본사를 철수했다. 네슬레 본사를 지키기 위한 브베 지역 주민과 기업인의 열망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지역에서도 기업육성과 유치에 열중하고 있다. 지역의 특화된 강점을 살려 세계적인 기업을 육성한다면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역발전위원회와 관계부처는 지난 3월 확정한 “지역경제활성화대책”에 따라 지역주민의 행복과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지역행복생활권정책’과 더불어 광역시·도별로 ‘지역특화발전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동 프로젝트는 지방자치단체가 기획, 입지확보, 기업유치 등을 담당하고, 중앙정부는 재정지원, 규제개혁 등을 맞춤형·패키지로 지원하는 상향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라북도는 국가식품클러스터 구축 추진과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등의 혁신도시 이전과 함께 전통적인 맛집의 고향인 지역의 강점을 살려 ‘농생명 허브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에서 서해안만 건너면 세계 최대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 있고, 중국의 음식문화는 고급화하고 있다. 올해 안에 호남선 KTX가 개통되면 인천공항을 거쳐 세계로 뻗어나가는 거리도 더 가까워질 것이다. 이제 세계적인 식품회사를 키우는데 전북도 1차적인 조건은 갖추어져 있다고 본다. 스위스라는 작은 나라, 그리고 더 작은 도시 브베에서 세계 1위의 식품회사를 키웠는데 우리나라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익산이나 전주 등 크지는 않은 도시이지만 지역의 특화된 강점을 살려 브베의 네슬레와 같은 강한 기업을 육성하기를 바란다.

 김상모<지역발전위원회 정책홍보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표절은 나빠요 2014-07-11 15:23:09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 내용을 문장그대로, 표현 그대로 옮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