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위한 전북의 ‘협치’
지역발전 위한 전북의 ‘협치’
  • 김윤덕
  • 승인 2014.07.0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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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고사성어를 처음 접하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데에서 유래한 이야기로, 한 사람의 성장에 있어서 자라온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 있어 눈길을 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맨 처음 상갓집 근처에 산 것은 어린 맹자에게 삶과 죽음의 개념을 깨우치게 하기 위함이고, 시장 근처에서 산 것은 경제 감각을 심어주기 위함이며, 나중에 서당 근처에서 살면서 학문을 배우게 한 지혜로움이라는 또 다른 교훈이 그것이다. 어찌 보면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식의 뜻풀이가 될 수도 있지만, 필자 역시 남다른 공감이 간다.

  19대 국회에 들어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에서 주로 활동했다. 전주한옥마을과 한지공예 등 전통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예향 전주에 터전을 둔 의원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올 7월부터 시작된 후반기 국회에서는 국토교통위원회로 상임위를 옮기게 되었다. 새로운 역할과 업무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지만, 한편으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전북지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급해진 마음만큼 국토교통위원회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상황에서 맹모삼천지교의 색다른 뜻풀이는 ‘발상의 전환’을 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국토교통위원회라는 다른 환경에 처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과 지역현안 해결의 두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새로운 상임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만금과 4대강 사업 등 굵직굵직한 국가현안 이슈에 대해 정책적 질의와 대안 모색을 연달아 제기했다. 새만금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특별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이를 위해 새만금개발청의 효율적 업무추진을 위한 국가시스템 마련을 고심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추진과정에서 생긴 부채 7.4조원을 국민의 혈세로 메우려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공의 ‘경영보고서’를 구체적 증거로 제시해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거대부채로 국민의 걱정이 큰 부분도 강조했다. 전라북도·충청남도와 함께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연구용역과정을 꼼꼼히 챙기며 본래의 목적에 맞게 추진될 수 있도록 눈여겨보고 있다. 교문위 활동과정에서 쌓은 노하우와 예결위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이 지속 가능토록 노력하고자 한다.

 올해부터는 국정감사가 8월과 10월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국정감사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현안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나갈 것이다. 19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되고, 민선 6기가 시작되는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북정치권의 협치’라고 생각한다. 올해 전북이 국가예산 6조원 시대를 마련한 것과,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예산확보, 새만금사업의 지속추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이전, 탄소사업의 활성화 등에 국가예산을 적극 지원하게 된 것은 모두 전라북도와 전주시, 전북정치권이 ‘협치’를 통해 마련한 성과이다. 전북의 11명의 국회의원과, 새롭게 선출된 도지사와 시장·군수들이 하나 되어 지역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도 ‘협치’라는 기본 전제조건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동안 누구보다 ‘협치’를 강조했고, 실제 지난해 예결위 계수조정소위활동을 하면서 ‘협치’를 실천한 당사자로서, 앞으로도 협치를 위해 앞장서고자 한다. 지역현안의 해결을 위해 도지사와 시장·군수, 국회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고심하고 토론하며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모습이야말로, 도민들이 기대하는 ‘생활정치’, ‘소통정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일주일에 평균 2-3차례 전주와 서울을 오가는 강행군이 현재진행형이다. 비록 몸은 고되지만, 민원해결은 물론 정책대안의 해답은 결국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역발전 및 정책개발을 위해서는 한 곳에서만 머물 수 없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진 전라북도의 현실을 감안해 더 부지런히 뛰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전주에서는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지혜를 얻는 장을 마련하고, 서울에서는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공론화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하고, 뛰어다니면서 실천하는 것이 바로 맹모삼천지교를 실천하는 또 다른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윤덕<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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