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산업 육성지원법’ 국회 발의의 의미
‘탄소산업 육성지원법’ 국회 발의의 의미
  • 김성주
  • 승인 2014.07.02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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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하면 이산화탄소나 지구온난화와 같은 것들이 금방 떠오른다. 그동안 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받아왔다.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노력의 일환으로 ‘교토의정서’ 가입국들은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 정도 감축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국가나 기업은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탄소가 거래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탄소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탄소가 단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아니라, 우리 전북을 새롭게 먹여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바로 탄소사업이다. 지금 전북 전주는 신소재인 탄소섬유를 기반으로 한 탄소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10배 이상 강하고, 무게는 5분의 1 수준으로 가벼우며, 굵기는 머리카락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첨단 신소재다. 에디슨이 개발한 전구의 필라멘트를 시초로 보고 있다. 또한, 탄소섬유는 소재에 따라 일반 산업과 첨단산업에 폭넓게 활용 가능해 ‘미래 산업의 줄기세포’, ‘21세기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탄소섬유의 활용범위도 매우 넓다. 항공, 우주, 자동차, 선박, 풍력발전, 건설뿐 아니라 골프채, 라켓과 같은 스포츠 레저분야는 물론 안경, 인공관절 등 의료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아직도 조금은 생소한 탄소산업이 대표적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간명하다. 탄소섬유의 원료는 석유나 석탄으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를 가공한 탄소소재의 부가가치는 수백 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업계에서는 석유를 탄소섬유로 만들어내면 부가가치가 23배나 되고, 이를 항공기 동체에 적용하면 수익은 230배에 달할 정도다.

동시에 탄소산업은 친환경 산업으로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국가온실가스 감축계획에 따라 전세계는 자동차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비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부터는 리터당 20km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자체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바로 탄소섬유가 적임자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무게는 5분의 1가량 가볍고, 강도는 10배나 강한 첨단 소재로 항공우주 분야, 스포츠·레저분야, 자동차·풍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철강을 대체할 경량화의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고부가 창출, 친환경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산업이지만,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만 해도 탄소섬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 후 국내업체가 상용화 설비를 가동하여 자체 생산에 나서면서,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고강도 탄소섬유 생산국가 반열에 올랐지만, 아직 탄소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 정도로 앞으로 갈 길이 먼 게 사실이다. 이에 우리 탄소산업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탄소산업 육성지원법안’을 발의했다. 탄소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우수한 연구인력이 신소재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전북에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국비 1천87억원 등 총사업비 1천991억원이 투입된 ‘탄소밸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탄소소재 원천기술 및 응용기술 개발, 탄소장비구축 등이 산업단지로서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전북이 앞장서 추진한 탄소밸리 사업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선도적이며,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받고 있지만, 앞으로의 과제도 적지 않다. 내년에 탄소밸리 구축사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정부의 안정적 예산지원은 필수이다. 또한, 지속적인 탄소사업 지원과 육성을 위한 ‘탄소산업 육성지원법’도 조속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친환경 산업인 탄소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할 전북,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전북의 청사진을 전북도민과 함께 그려보고 싶다.

김성주<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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