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노후안전
세월호와 노후안전
  • 노대우
  • 승인 2014.06.2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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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다. 국민을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에 우리는 분노하였고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껴야 했다. 이런 엄청난 사고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엔 안전이 최고의 가치로 떠올랐다. 안전은 언제 어느 순간에라도 우리가 지켜야 하는 절대적 가치임이 틀림없다. 우리 주변에선 세월호 사고 이후 하루가 멀다 않고 안전한 국가를 만들자는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에 가장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를 큰 아픔을 겪고서야 돌아본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안전을 확보하는 문제가 국가만의 책무일까? 국가의 모든 시설물들이 안전하고 시스템이 완벽하도록 노력한다 하더라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라 우리가 스스로 대비해야 하는 일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꿈꾸고 있지만,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등으로 많은 청년들이 실업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으며, 의료산업의 발달 등으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노인들은 자식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느라 정작 자신들의 노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여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의 외형적 안전 대비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삶에 대해서도 스스로 충분히 대비하여야 함을 알려 준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

  “100세 시대”라는 말은 아마도 생명연장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내포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채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살다가 사망하였으나 한참 지난 후에 발견되거나, 고독하게 살다가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과연 오래 산다는 것이 꼭 축복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젊어서는 의지만 있다면 나름 건강하기에 허드레 일이라도 하면서 살 수 있다지만 나이가 들게 되면 젊은 시절과 달라 준비 없는 삶은 너무도 불행한 노후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노후가 오기 전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그 중의 하나는 “건강”일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에 대다수의 우리는 동의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분들께 건강유지 비결을 물어보면 규칙적인 운동과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거나 행동하지 않는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 보건의료 체계도 중요하고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은 건강한 생활습관이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준비이다. 노인 빈곤율이 OECD국가 중 최고인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더 소중하게 준비하여야 할 항목이다. 노인 빈곤을 해소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를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초연금을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지자체와 국민연금공단에서 7월부터 접수를 하게 되는데, 차질 없이 준비하여 수급대상자가 한 분도 누락되는 일이 발생치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좀 더 안락한 노후를 보내려면 우리는 예상 소득과 자녀의 학자금, 그리고 본인의 노후 자금 등 지출 프로그램을 세워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행복한 노후를 담보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노인 자살율 1위이다. 경제적 고통을 견딜 수 없어 자살하기도 하지만 고독을 견디지 못하여 불행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같이 대화할 분들이 주변에 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과 거창하게 취미활동이라 할 건 아니지만 산에도 가고 장기도 두고 한다면 고독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는데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후배들에게 아니면 주변 분들에게 나눠주며 보람을 찾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험한 일을 하시는 어르신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만 연세에 맞는 일거리를 찾아 적절한 보상도 받는다면 본인에게 큰 자긍심을 갖게 되고 삶에 활력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고령자를 위한 워크넷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노인들이 많은 것 같다. 상담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주변에 많이 있음에도 상담 받을 수 있는 통로를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가입자들이 맡긴 보험료를 관리하고 수급요건이 되면 연금을 지급하는 전통적인 업무 이외에도 국민들의 노후준비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노후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후설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 10년 전부터 착실히 준비하여 이제는 법률로도 국민연금공단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로 규정되어 있다.

크게 6대 영역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그것은 건강, 재무, 일자리, 여가, 대인관계, 주거분야이다. 필요한 부분만 상담할 수도 있고 좀 더 심도 있는 상담을 원하시면 진단지를 작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다른 기관에서도 부분적으로 행복한 노후를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으니 잘 활용하셨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평생월급을 받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적당한 일을 하며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노인이 되어 건강과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사회에 봉사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며 지인들과 담소도 나누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우리의 노후준비에 대해 젊은 분들은 아직은 먼 뒷날의 일이라고 치부하며 멀리하거나, 연세가 드신 분들은 이제 너무 늙어서 의미가 없다 하며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개개인에게 닥쳐올 미래의 세월호 참사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다. 지금 바로 가까운 국민연금공단에 방문하시어 현재의 위치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행복은 준비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노대우 / 국민연금 전주·완주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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