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곡선
망각곡선
  • 박기훈
  • 승인 2014.06.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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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에서는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현상, 스포츠, 한의학, 농사에 이르기 거의 모든 영역에서 수치화하고 계량화하여 과학적인 검증절차를 거쳐 그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각각의 영역에서 과학적인 체계를 확립하려는 노력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공부하는 방법에서도 수치와 계량화를 통해 과학적인 체계를 세우려고 하는 많은 학자들의 연구가 진행되어지고 있는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선구자는 ‘망각곡선’ 이론을 발표한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를 들 수 있겠다. 그는 스스로 실험대상이 되어 무의미한 철자 배열을 한 단어들을 외우고 자신이 얼마만큼 기억하고 있는지를 실험하였는데 반복을 많이 할수록 단어들을 빨리 기억해냈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반복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단어를 기억하는 데 있어서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해냈다.

 에빙하우스 실험의 백미는 단연코 ‘망각곡선’을 꼽는데 그의 망각곡선이론에 따르면 단어의 철자 공부를 한 후 10분이 지나면서 망각이 급속히 일어나기 시작하며 1시간 뒤에는 공부한 내용의 50%를 9시간 뒤에는 60%, 24시간(하루) 후에는 공부한 내용의 67%를 까먹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망각의 속도가 점차 완만해져서 한 달이 지난 뒤에는 공부한 내용의 20% 정도만 기억하게 된다는 실험인데 이것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 그 유명한 ‘망각곡선(forgetting curves)’이다에빙하우스는 망각하지 않는 방법으로 반복학습을 주장했는데, 공부한 지 10분 후에 복습하면 하루를 기억할 수 있고 또 하루 뒤에 복습하면 1주일을 기억하고 1주일 후에 또다시 복습하면 1달을, 1달 뒤에 복습하면 6개월 이상을 기억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10분, 1일, 1주일, 1달을 주기로 복습하는 4회 복습 법을 주장했다.

 물론 19세기에 실시된 에빙하우스의 실험은 실험 대상자가 에빙하우스 본인이었고 실험내용이 무의미한 철자를 외우는 것으로 주관적인 성향이 강한 실험 결과였다. 하지만, 현재에도 성공한 수많은 학원과 학자들이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과 4회 복습 법에 근거하여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고 에빙하우스의 주장을 좋은 공부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공부를 잘하는 데 있어서 반복학습이 필수라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공부 지도를 할 때에도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기를 권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획일적인 반복 학습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먼저 아이들의 성향과 다중지능, 적성 등을 각종 검사를 통해 정확히 파악해서 아이에게 가장 알맞은 공부 방법을 찾고 아이의 공부를 저해하는 요인들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찾아서 제거해주어야 하며, 아이의 상황이나 상태에 맞춰서 공부과목의 선정과 공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과목을 같이 공부하는 것보다 한 과목을 집중해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전주시내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중간 정도 성적의 학생이 각 과목별로 1등급의 성적을 내는 데 필요한 평균 시간을 살펴보면 국어는 300시간, 영어 500시간, 수학 문과 600시간, 이과 1,000시간, 과학탐구는 과목당 80시간 이내 사회탐구 과목당 70시간 정도를 집중해서 공부하면 가능하다. 만약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한다고 가정하면 문과는 154일, 이과는 196일이면 전 과목 1등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중학시절 평범했던 필자의 아들이 전국 최고의 성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적인 분석과 검증된 공부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입수능이 1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부터라도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공부 방법을 찾아서 열심히 공부한다면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박기훈<공부발전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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