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엄한 민심 깨닫는 야당의 반성과 각오
준엄한 민심 깨닫는 야당의 반성과 각오
  • 김윤덕
  • 승인 2014.06.0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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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전국적으로 여야 광역단체장 ‘9대8’, 기초단체장 ‘80대117’로, 국민들은 여권의 독주를 견제하면서도 야당에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반의 승리’로 평가하며,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도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전북지역의 경우 14곳 시장·군수 선거에서 7곳을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이춘석 전북도당위원장은 선거 다음날인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선거 결과가 새정치연합에 대한 준엄한 꾸짖음임을 잘 알고 있다”며 “도당과 각 후보는 전북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심어 드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은 내부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낮은 자세로 지역발전과 새로운 정치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도당위원장과 집행위원장 사퇴서를 중앙당에 제출했다.

 필자 역시 똑같은 심정이다. 아니 이번 지방선거는 ‘절반의 승리’가 아니라, 새정치연합의 ‘패배’라고 본다. 과거 선거결과를 보면, 지방선거의 경우 ‘현 정부 견제론’이 다른 어떤 요인보다 표심을 보다 강력하게 작동시켰다. 참여정부에 시행된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압승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압승하게 된 요인 역시 바로 ‘현정부 심판론’ 때문이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더해졌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의 압승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여파 속에서도 수도권에서 경기와 인천을 새누리당에 내줬다. 안산 단원고가 자리잡고 있는 경기에서 패함으로써 ‘세월호 심판론’을 무색하게 했다.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심판론’을 내걸었지만,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고, 대안 세력으로서의 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당의 혁신과 변화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안 세력으로서 확실한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그 바탕에서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진행될 현재진행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선거 민심’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무능·부실을 견제하고 심판하려는 표심조차 흡수하지 못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깨우쳐야 한다. 특히 전국적인 진보교육감 선출 결과가 왜 새정치연합 후보자 지지로 연결되지 않은 이유를 꼭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만약 ‘9대8’의 숫자놀음에 빠져 ‘지고도 이긴 선거’에 함몰된다면 앞으로 더 큰 선거에서 패배하게 될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중심지인 우리 전북지역의 선거결과는 더 심각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전북 도민들은 새정치연합에게 준엄한 심판과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251명의 일꾼을 뽑는데, 새정치연합은 모두 181명(72%)의 당선자를 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비해 5명 정도 줄어든 수치이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우려할만하다. 모두 14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절반인 7명만이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였고, 나머지 7명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역대 선거결과 중 가장 초라한 성적표이다. 도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감히 자평해 본다.

 새정치연합은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진심으로 변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전북도민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심정으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게 표를 찍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 야권통합 이후 공천과정에서 계파 지분 나누기에만 몰두해 후보등록일까지 당내 경선을 치르는 등 전북 도민을 실망시킨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전북 지역 민심을 제대로 챙겨야 한다. 당내 전북 정치권의 입지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당을 이끄는 핵심에 전북 출신이 없다 보니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추진력과 정치적 응집력이 약해졌다. 당내 전북 정치권 인사를 키워야 한다. 지역 현안 해결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도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더욱 낮은 자세로 주어진 지역발전과 새로운 정치의 과제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새정치연합이 민심을 기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민생의 현장에 모든 답이 있고, 그 안에서 새로운 정치의 길을 찾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있다.

 김윤덕<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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