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국민대차대조표(국민B/S)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국민대차대조표(국민B/S)
  • 류재민
  • 승인 2014.06.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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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 B/S)에는 자산, 부채, 자본 규모 등의 재무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어 주식투자자와 같은 정보이용자들은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 경제 전체 및 각 경제부문의 재무상태, 또는 우리나라의 국부(國富) 규모를 알려면 어떠한 통계자료를 이용하여야 할까?

지난 5월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공동으로 국민대차대조표(이하 ‘국민 B/S’)를 개발, 발표하였다. 국민B/S란 매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및 개별 경제부문들이 보유한 유·무형의 실물자산 및 금융자산·부채의 규모와 그 증감을 기록한 통계이다. 동 표는 금융자산·부채뿐만 아니라 실물자산까지 포함한 전체 자산 보유현황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국가 경제 전체 및 가계·기업(비금융법인, 금융법인)·정부 등 개별 경제부문들의 재무상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소득의 발생, 분배, 사용, 축적 등 경제활동으로 창출된 소득이 어떻게 부(富)로 축적되었는지를 요인별로 분해하여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민B/S를 통해 나타난 우리나라 경제의 모습은 어떠한가? 2012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부, 즉 국가경제 전체의 실물자산과 국외부문에 대한 순금융자산청구권을 합친 국민 순자산 규모는 1경630조6천억원으로, 연간 국내총생산(2012년 기준 1,377조5천억원)의 7.7배 수준에 이른다. 자산별로는 토지자산이 5,604조8천억원, 건설자산이 3,852조5천억원을 차지하여 각각 국민 순자산의 52.7%, 36.2%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GDP 대비 토지자산의 비율(4.1배)이 다른 나라(일본, 프랑스, 호주의 경우 2.4~2.8배)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국부에서 토지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경제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순자산은 6,056조7천억원(국민 순자산의 57.0%)으로 국민 순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는 2,736조원(25.7%), 비금융법인기업은 1,524조7천억원(14.3%), 금융법인기업은 313조2천억원(2.9%)을 보유하고 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4인 가족 기준 4억8,449만원으로 미국의 63% 및 일본의 82% 수준이나, 이 중 실물자산의 비중이 66%로 미국(30%), 네덜란드(29%) 등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국민B/S의 개발로 우리나라는 5대 국민계정통계(국민소득통계, 산업연관표, 자금순환표, 국제수지표, 국민대차대조표)를 완성하는 한편, 국민계정통계의 선진화를 이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공식적인 자본스톡 통계를 제공함으로써 잠재성장률 추정, 산업별 생산성 분석 등 거시경제 분석에 요구되는 통계인프라를 크게 확충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국민B/S가 가계, 기업, 정부의 재무건전성에 대해 보다 완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계획 수립, 경제주체 간 자원·소득의 적정한 배분 등과 관련한 실효성 있는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류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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