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발효식품으로 꽃피운 로컬푸드의 꿈] 2. 순창 고추장
[전통발효식품으로 꽃피운 로컬푸드의 꿈] 2. 순창 고추장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4.06.02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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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고추장 마을 입구.

‘순창 하면 고추장, 고추장 하면 순창’, 대한민국 전통 발효 식품의 하나인 고추장을 중심으로 지역 총 생산의 50%를 차지하는 순창.

시작은 ‘고추장’이었지만 지금은 된장과 발효미생물, 절임류 등 ‘장류산업’을 중심으로 정책일관성을 이룬 장류 밸리를 형성하고 전국은 물론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맑은 물과 수려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장맛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순창을 찾아 전통 장류에 대한 그들의 전 군민의 노력과 비전에 대해 알아본다.

 ▲ 천혜의 자연을 품은 순창

 전북 남부 중앙 노령산맥의 동사면 산간지대에 위치한 순창은 동쪽에 섬진강을 경계로 남원시 대강면과 경계를 이루고 북쪽은 임실군과 인접하고 서쪽은 정읍시와 노령산맥의 주능선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다.

지형은 북쪽이 높고 남쪽과 동쪽이 낮아 하천은 대체로 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흐르고 있으며, 서북을 이루는 복흥, 쌍치, 구림지방은 해발 200m 이상의 산악지대이며 동남은 야산과 구릉지대로 수원이 좋아 예부터 영농이 발달했다. 7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쌍치면의 장군봉이 있고 최고봉은 여분산 774m이며, 적성면의 적성강, 복흥면의 추령천, 순창읍의 경천은 전북지역 3대 천이 흐른다.

 ▲ 왜 발효는 순창인가?

 순창은 예로부터 옥천(玉泉) 고을이라 불릴 만큼 물이 옥처럼 맑고 산세가 수려한 지역이며 인심 또한 후한 곳이다.

특히 세계적인 고추장을 생산하는 비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안개가 많아 발효에 관여하는 바실러스균과 메주 곰팡이 아스퍼질러스 등의 생육이 활발할 수 있는 최적의 기후조건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 같은 조건에서 만들어진 순창의 발효 식품은 당연히 타지역의 식품과 차별화가 돼 예로부터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한 최상급 고추장 등을 만들게 된다.

또한 순창군은 한국의 발효식품에 대한 전세계의 뜨거운 관심에 발맞추기 위해 이미 오래 전, ‘전통식품 제조기능인 제도’를 도입해 지역 특화책에 앞장서고 있다. 장인들로 구성된 ‘민속마을’을 지정, 우리 전통식품의 계승, 발전과 가공기능인의 명예보호를 위한 취지였다. 해당 가공업 20년 이상 종사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전통 조리가공법을 원형 그대로 보존한 기능인에게만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 순창의 장류 산업

 순창군은 전통형 장류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순창읍 백산리 265번지 일원의 전통고추장민속마을(현재 이 일원은 장류특구로 지정됨)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75개의 전통형 장류제조업체 중 45개는 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 집적해 있으며, 전통적 방식으로 장류를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다.

규모는 2010년 장류제조업체 생산액 7,029억원에서 2011년 7,347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생산액 1위는 역시 고추장(2,400억 원)이며 그 뒤를 간장(2,056억 원), 기타장류 (1,360억원)가 잇고 있다.

이미 이미지 브랜드로 최고의 명성을 받음과 동시에 오는 2015년 고추장 등 발효 식품을 생산 전국 50%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북대학교 순창분원.

▲ 순창 장류 밸리

 발효 식품을 중심으로 한 장류산업에 대한 순창군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순창의 농산물을 순창의 기술로 세계인의 식탁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장류연구소를 건립하고 건강+장류+발효를 통한 새로운 성장 거점과 지역산업(장류) 특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술개발 및 품질표준화를 통한 장류의 세계적 식품화 등 3대 비전을 실현해 가고 있다. 지난해는 7년여의 공사를 통해 장류산업과 발효 식품, 관광산업까지 연계한 ‘순창장류밸리사업’을 조성, 본격적인 장류 연구와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또한 민속마을과 연계한 장류박물관과 체험관을 만들고 순창의 이미지를 현대감각에 맞춰 전시연출함은 물론 다양한 영상과 디오라마, 미니어처 등 전시기법을 활용한 시나리오로 순창의 장류 발달사와 향토사를 전시 연출하고 있으며, 고추장 만들기와 인절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발효미생물종합활용센터, 웰빙관광쉼터 조성, 전통발효식품세계화지원센터 등을 통해 순창의 발효 식품 연구와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순창은 이곳 장류 밸리를 중심으로 강천산과 연계한 관광단지를 만들고 장류 6차산업이라 불리는 농촌형 레스토랑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순창지역 주민들은 고추장의 원료인 콩과 고추 재배로 연간 수십억 원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관련 시설, 기업에 고용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 정도원 원장
<인터뷰>정도연 순창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장

 “장류 밸리를 중심으로 한 순창의 발효 식품산업은 기업과 지자체는 물론 군민이 함께하는 것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전북의 맛을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순창장류밸리 단지에서 만난 정도연 순창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장은 순창의 발효식품 발전을 한마디로 ‘정책의 일관성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표현했다.

 “사실 일본의 특구 사례를 따온 것이 장류 밸리인데 오히려 일본인이 배우러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산악지역이 대부분인 순창에서 일찍이 장류산업을 선정하고 이를 발효산업과 연계해 친환경사업으로 키워낸 것이지요.이는 농민과 지자체, 기업이 이루어낸 결과물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습니다.”

장 원장은 “보편적으로 1차 산업을 시작으로 식품 산업이 발전하는데 순창은 기업체가 중심이 된 후 1차 원료, 2차 유통, 3차 마케팅이 어우러진 시스템으로 성공하고 있다”며 “장류 밸리에 토굴을 완성하고 체험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으로 최고의 발효 식품 성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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